고객과 의뢰인의 차이

소문내 줄 사람과 돈 내주는 사람

by 밀당고수 N잡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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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기는 사람을 의뢰인이라고 하면, 변호사가 매출 확대 혹은 사건 수임을 위해서 마케팅해야 할 대상을 고객이라고 구분하자. 일반 상거래에서는 고객과 의뢰인이 일치하겠지만 변호사 시장에서는 다를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식품 전문 변호사의 의뢰인은 중소 식품기업이지만 전문성을 알려야 하는 대상인 고객은 전‧현직 식품위생감시공무원, 식품 전공 교수, 식품 기업 영업자와 종사자, 기자 등이다.


변호사가 불특정 다수의 의뢰인을 고객으로 삼아 마케팅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비용면에서도 넘사벽이라 불가능하다. 그래도 지금 많은 변호사들이 네이버나 페이스북, 로톡 등의 플랫폼을 통해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지만 늘어난 매출만큼 지급되는 비용도 만만치는 않아 과연 얼마나 남는 장사 일지는 모르겠다.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의뢰인에 대한 영업보다 고객에 대한 영업이 필요하다. 그래야 남는 게 많다.


내가 개업 당시 가장 먼저 한 일은 각 언론사가 발간한 기사를 검색해서 한 번이라도 식품 관련 기사를 냈던 기자를 전부 찾는 일이었다. 그리고는 간단한 프로필과 인사말을 써서 메일을 보냈었다. 대략 5-60명 정도 기자에게 보냈는데, 이후 J일보 식품의약품 전문기자 딱 한 명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특이한 경력이라면서 인터뷰 기사를 내고 싶다고 했다. 당연히 광고비도 없이 3대 일간지중 하나인 언론사에 대문짝만 한 사진과 함께 기사가 나갔다. 그리고 그 기사를 시작으로 조금씩 식품 사건에 대한 코멘트를 받기 위해 여러 언론사 기자들의 연락이 오기 시작했고, 한 식품전문지로부터는 식품법이나 사건에 대한 칼럼을 써달라는 제의를 받아 세 권의 책을 낼만한 분량의 글을 8년간 썼다.


고객과 의뢰인의 차이에 대한 내 생각이 적중한 것이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지원 아래 전국에 근무하는 식품위생감시원을 교육할 기회가 생겨 제2의 도약이 시작되었다. 지금도 수년 전에 강의를 들었다고 하면서 문의를 하는 공무원도 있고, 휴대폰에 저장된 3,600여 명의 연락처 중 20% 정도는 공무원이다.


그리고 기사와 칼럼이 쌓이면서 시작한 블로그는 어느덧 900여 개의 글과 동영상, 그리고 30만 명에 달하는 방문자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검색 광고비를 거의 부담하지 않으면서 포털사이트 상단에 위치하게 되었다. 지금의 수임 경로는 고객의 소개와 온라인 검색이 8대 2 정도고, 중복되는 경우도 많은데, 검색한 후 지인에게 문의했더니 동일한 변호사라 신뢰감이 더 해졌다든지 신문 칼럼을 통해 매번 많이 배우고 있다가 사건이 발생하니 다른 변호사는 찾아볼 필요도 없었다는 과찬을 받기도 한다. 이렇게 된 것은 칼럼에 글을 쓰고 블로그를 시작한 지 한 3년쯤 지난 후부터였다.


고객과 의뢰인을 구분해야 하는 것은 비단 변호사 시장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나를 모든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고객이 존재조차 모르는 쇼핑몰이 다반사라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법은 역시 타깃을 명확히 정하거나 나 혹은 내 상품을 구매할 사람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즘 시대에는 인플루언서나 빅마우스,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인정받거나 선택받는 것이 필요하다. 변호사 같은 개인사업자가 아니라도 인간관계에서 나의 곁에 있는 사람과 내 삶을 발전시키는데 반드시 필요한 조력자가 누군지는 알아야 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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