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스캐너, 마이리얼트립 사용법
원래부터 계획 세우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나 여행을 가기 전에 방문해야 할 곳을 찾아보는 재미를 누구보다 즐기는 나라서 난생처음 가보는 유럽 배낭여행이라는 생각만으로도 너무 행복했었다.
그러나 그 행복도 잠깐...
내가 중국이다 미국이다 여행으로 다녀 본 것은 이미 90년대나 2000년대고,
나머지 덴마크나 네덜란드, 크로아티아 등 유럽에 가본 것은 전부 비즈니스 출장으로 간 거였다.
현타가 금방 와버렸네~~~~
도대체 가까운 제주도야 네이버 항공권 검색해서 예약하고, 숙소와 렌터카만 예약하면 끝인데..... 유럽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누구나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결국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여행 가이드 책이 몇 권 있었고, 예전에 봤던 책이라 넘기면서 기본적인 것을 습득하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목적이 달랐다. 내가 보고 느끼는 것보다 아이에게 무엇을 느끼게 해 줄 수 있을까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고, 과연 이 아이가 얼마만큼 체력이 되고, 어디까지 버티면서 즐길 수 있을지 예상하면서 계획을 짜야했는데 솔직히 가늠이 되지 않았다.
"윤서야, 너 유럽 가면 뭐 하고 싶니?
뭐 보고 싶니?
어디에 갈까?"
대답은 당연히
"몰라"였다.
맞다. 나도 처음 가는 #이탈리아, #프랑스라 그저 유명한 #콜로세움이나 #에펠탑, #루브르박물관 정도가 아는 것의 전부인데 아이한테 물어본 내가 바보였다. 음 그렇다면 역시 첫 여행이니 가장 유명하고 누구나 가본 곳을 선택해야겠구나...
사실 이런 선택 방식은 내가 가장 선호하고 평소에도 많이 이용하는 툴이다.
골프를 시작할 때도 '왜 돈 많은 부자들, 기업 오너들이 골프에 열광할까?'라는 물음을 가지고 실내연습장을 찾게 되면서 입문했었다.
처음부터 특별한 나만의 여행지나 유적지를 찾으면 분명히 좋은 점도 있을 거다. 하지만 기본서도 보지 않고, 심화 문제를 풀려면 고통스럽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처럼 여행도 일단 심플하게 유명한 것은 이유가 있다는 믿음으로 주요 도시의 가장 유명한 장소부터 다니기로 결정했다.
다만 #패키지여행처럼 수박 겉핧기식은 아니고 하루에 1,2개의 장소만 다니고, 가이드를 선택하기로 했다. 그렇게 계획을 짠 것이 아래와 같은 엑셀 파일이다.
1. 항공권 예약하기
#네이버 항공권에 익숙했는데, 여행서적이나 인터넷은 모두들 #스카이스캐너를 추천했다. 일단 사이트나 앱에 들어가서 비교해보니 신기하게도 정말 차이가 나긴 하는데 결국 카드 할인이나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등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그래도 일단은 싼 곳을 찾아 찾아 예약하는 건 기본이겠죠!
다만 #스카이스캐너에는 외국 여행사나 항공권 결제대행회사가 많고, 우리나라 회사도 있는데 혹시라도 취소나 변경이 예상된다면 다소 비싸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진 여행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지금 제가 국내에 있는 '#와이페이모어'라는 곳에 내년 2월 항공권 예약한 거 취소하려는데, 전화 연결도 잘 안 되고 취소 절차마저 지연되어 마음고생하고 있어요. 물론 저만의 경험일 수 있지만 역시나 중요한 여행이니만큼 무조건 싸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 잊지 말기를 바라요.
2. 민박 예약하기
역시 이것도 단순히 네이버 블로그만 보면 바로 낚일 수도 있고, 솔직히 무엇보다 내가 갈 여행지를 고려해서 위치가 가장 중요한데, 첫 여행이라 전철역과의 거리와 안전 등 고려 요소가 너무 많아 참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불행 중 다행으로 급하게 잡은 여행이라 솔직히 그렇게 많은 선택지가 없었다.
가. 로마
로마는 일단 모든 것이 떼르미니 역으로 통한다. 그런데 떼르미니 역 주변은 소매치기와 잡상인으로 악명 높다고 하도 블로그에서 떠들어대니 어린 딸을 데리고 가야 하는 아빠 입장에서 정말 고민이 많았다. 짐이 많지 않아서 공항에서 익스프레스를 타고 내려 걸어갈만한 거리의 숙소는 오로지 하나...
마이리얼트립에서 검색해보니 '까사미아 민박'이었다. 일단 떼르미니 역에서 도보로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숙소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 비교적 큰길이 있고, 떼르미니 역외에 전철역도 가깝고 투어가이드와 만나기로 한 성마조레 성당과도 걸어서 10분 정도 안 걸리는 거리라서 안심이 됐다. 게다가 친절한 주인아주머니가 첫날 시간에 맞춰 마중까지 나와주셔서 정말 너무 고마웠다.
냉장고 안에 있는 물부터 음료, 과일과 과자까지 다양하게 차려져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했다. 도착한 시간이 애매해서 저녁부터 돌아다니기는 피곤하고 겁이 났는데 다행스럽게 숙소 근처에 중국인이 하는 작은 마트가 있어서 컵라면을 사서 먹었다. 그때 다시 한번 아주머니에게 감동했는데, 따뜻한 흰쌀밥과 김치까지 무료로 주셨다. 사실 하루 만에 한국에서 로마로 온 거라 그렇게 한식에 고픈 처지도 아니었는데 타국이라서 였는지 정말 인생 라면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쓰겠지만 여행 가는 날마다 새벽같이 도시락이나 아침을 정성스럽게 5찬으로 챙겨주셔서 진짜 한민 민박에 묶으려면 당연히 까마시아라고 생각하고 마이리얼트립에 상세한 후기까지 올려드렸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까사미아 '민박'이지 '호텔'은 아니다. 가성비 최고의 민박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나든 말씀!!!
2. 밀라노, 베네치아
또 말하지만 이번 여행은 배낭여행이고, 늦은 예약으로 인해 인기 있는 숙소는 모두 마감되었고 우리는 돈을 아껴야 했으며 아침을 주는 민박을 찾아다녔다.
로마는 정말 운이 좋은 경우였다. 밀라노와 베네치아 민박은 솔직하게 말해서 'Not Bad'였다. 두 곳 전부 방에 욕실과 화장실이 없어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곳이었고 베네치아민박은 아침도 그냥 빵 하나 달랑 주는 것이 끝이었다. 숙소도 너무 휑하거나 솔직히 여자분들끼리 가기에는 조금 비추할 정도였고, 지저분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 밀라노와 베네치아는 하루씩만 자면 된다는 생각으로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밀라노는 침대가 커서 비교적 편하게 잤지만 완전 12차선 대로변에 있었는데 새벽에 술 취한 한국 여자가 이별을 통보받았는지 생난리를 쳐서 잠에서 깨기까지 했다는 건 슬프지 않은 추억이라고 할까. 그 여자분 참 드라마처럼 찰진 대사로 '이렇게 날 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니'라는 외침이 아직도 귀에 들린다.
베네치아 숙소 역시 투어를 다니면서 들어보니 건축학과 교수가 하는 민박집이 예쁘고 서비스도 좋다던데 우리가 묶었던 곳은 산타루치아 역에서 가까워 비교적 안전했다는 정도를 빼면 10명을 잘 수 있을 것 같은 큰 방에 침대가 4개나 있었지만 정말 아무것도 없는 춥고 썰렁한 방에서 하루를 지냈다.
물론 마이 리얼 트립을 통해 예약했는데 후기는 남기지 않았다. 어차피 게을렀던 내 잘못이고, 배낭여행이니 이 정도는 완전히 최악도 아니고 그 돈의 값어치에 맞는 숙소였다는 생각이다.
3. 파리 숙소
파리 숙소는 정말 가장 어려웠습니다. 로마와 달리 일단 도시가 크고 구역마다 위험도가 다르다고 해서 찾아볼 것도 많았고, 도대체 어느 곳에 머물러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는 점... 그러나 역시 호텔은 너무 비싸서 패스하고 아니 #마이리얼트립에도 아이와 둘이 가고, 아침을 주는 민박은 이탈리아와 달리 흔치 않았어요. 물론 이것도 제가 게을러서 생긴 일이고, 같은 시기 지인이 예약한 곳은 정말 좋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숙박 앱 #민다 검색을 했어요.
찾은 곳은 에펠탑 남쪽 지역에 위치한 곳이었다. 젊은 여자분이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아마 세상에서 제일 작은 엘리베이터라고 생각되는 신기한 것도 봤다. 사람 두 명이 나란히 탈 수 없는 길쭉한 엘리베이터였는데 성인 3명 정도 타면 완전히 풀이고, 중요한 건 약간 비만이 있는 사람은 탑승 불가로 보였다.
숙소 주인 말대로 정말 안전한 곳이었다. 도착한 첫날 걸어서 한식을 먹고 싶다는 딸의 소원대로 찾아간 북한음식 전문 식당까지 가면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다니는 것을 보면서 안심했다. 모란이라는 북한 음식점은 말이 북한 음식점이지 그냥 한국식당이었고 배고픈 참에 맛있게 먹었다.
결국 우리 부녀의 숙소 예약 조건은 아래와 같았어요.
1. 안전한 지역에 위치해 있는가
2. 전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함이 없는가
3. 한국음식점이 가까이에 있는가
4. 아침을 주는가
#배낭여행 #유럽 #마이리얼트립 #민다 #와이페이모어 #까사미아민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