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월 추운 겨울날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고실장, 한반장, 현마담, 허작가는 압구정, 문래동, 한남동 일대를 옷을 꽁꽁 싸매며 부동산을 찾아 헤맨다.
그러던 중 한남동 카페거리 지하에 40평대 되는 괜찮은 공간이 나와서 계약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아뿔싸.. 사장님 보고를 하기 바로 전날 부동산이 다른 사람이 계약했다는 비보를 전하게 된다.
이런…
기업에서 움직이는 게 빠르게 할 수 없는 시스템을 한탄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사이트를 찾으러 떠난다.
그러던 와중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 보았던 한남동 갤러리 거리의 지하 이태리 식당 자리가 눈에 들어온다… 지하 1층 38평 공간 보증금 3천에 월세 200만 원
압구정사이트에서 월세 500 이상의 물건을 본상황이라 200만 원 월세라는 부분은 정말 괜찮게 다가왔다.
하지만 권리금이 있었다. 권리금 4500만원.. 회사에서 그간 리테일 거래에서 권리금을 주고 들어간 적은 거의 없어서 이 사이트에 대해 승인을 해줄지가 관건이었고.. 정말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이곳을 계약하게 된다..
초기에 이 공간에 대한 개념은 공간실험프로젝트로 출발하였다.
매년4월 이태리 밀라노 디자인 위크가 열리면 fuori salone라는 이름으로 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공간에서 감도 높은 방식의 전시가 열린다. 식당, 전시장, 교회, 도축장 사이트까지 전체 도시가 일주일간 디자인 전시장으로 탈바꿈한다.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 공간을 기획하고 만드는 일을 생존이라는 부분을 걸고 공간을 만들기 시작한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공간을 기획하고 만드는 부분과 현재 MZ고객들이 전시를 보러 다니는데 열광한다는 부분이 만나 하나의 비지니스 모델을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공간을 얻게 되면서 이 공간을 어떻게 운영하게 될지 콘셉트를 어떻게 잡을지 고민을 시작한다. 우리 공간은 지하층에 있고 어떻게 하면 극대화 할 수 있을지 했을 때 한남동 외부에 다양한 공간들이 많지만 우리 공간에 왔을 때 전혀 다른 느낌의 공간 전혀 다른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원했다. 바로 일상을 벗어난 비일상적 경험.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공감각적 경험들을 극대화한 경험을 할 수 있길 바랬다. 그리고 3가지의 원칙을 가져가기로 했다. 그건 바로 강렬한 전시, 월간스토리, 스토리텔링이다.
공간에 들어선 그 순간의 인상, 시각적 경험, 공간에서 느껴지는 내음과 음악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 한발 한발 움직이며 경험하고 느껴지는 감각들.. 우리는 공간이 주는 힘을 믿고 있고 아무리 디지털이 발달해도 디지털 공간에서 후각, 촉각, 미각적 경험은 할 수가 없고 그 경험, 감각을 디지털상에 저장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람은 공간을 벗어나서는 살 수 없기에 그 안의 행위와 경험들이 하나의 추억들을 만들어가는 한 페이지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 한 페이지를 우리 공간에서 줄 수 있으면 영광이겠다고 생각했다. 강렬한 전시는 바로 이런 공감각적 감각들을 극대화하여 도심 속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은 뜻하지 않았던 강렬한 경험들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지하라서 빛이 안 들어오는 제약조건을 역이용하여 어둠이 만들어내는 공간의 깊이감과 빛을 컨트롤하여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장점으로 살리고자 했다. 그리고 넓지 않은 지하공간 한쪽 벽면을 미러로 만들어 공간이 2배 이상으로 확장되는 틀을 만들어 사람들이 지하공간으로 왔을 때 외부에서 전혀 다른 공간으로 순간이동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틀로 구성하였다.
월간 스토리는 매월 새로운 이슈를 던져 오프라인 공간이 매거진 매체와 같은 역할을 하며 사람들이 또와야할 이유를 만들고자 했고 대형브랜드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소형 브랜드 위주의 플레이를 하고 대형브랜드라 하더라도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는 방식들을 보여주거나 MZ세대 고객들이 관심갖을만한 이야기를 던져 storyA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고 와야 할 이유를 제공하고자 했다.
스토리텔링은 전시를 구성하는 방식과 홍보 두 가지로 생각하는 개념이었다. 공간을 활용한 고차원적인 마케팅을 실험해 보고자 한 측면이 있었고 사람들이 브랜드의 세계관을 감도 높게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는 측면이 시작점에서는 많이 고민을 했었다. 단순하게 프로모션성 팝업이 아닌 브랜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세계관의 코어를 감도 있게 들려주고 그 뒤에 상품을 만나게 하는 틀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들에 알리는 부분에 있어서도 이야기들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만들어가는 과정과 진짜이야기들을 러하지만 생생한 방식으로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고객들과 소통하고자 했다.
우리는 storyA 공간의 아이덴티티, 공간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서 암묵적으로 탈아모레를 지향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진행하는 방식으로는 수많은 디자이너들과 경쟁하는 데와 할 때 뛰어넘기는 쉽지 않겠다는 판단과 계급장을 떼고 붙어 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모든 의사결정은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하는 방식과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번듯한 대문을 안 쓰고 후미진 후문을 출입구로 사용하고 대대적으로 광고하는게 아닌 특별히 나만 아는 공간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우리는 더 꽁꽁 싸메진 베일에 감춘 방식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는 왜 이런 어법을 쓰고자 했을까?
기존의 틀을 깨어야만 우리가 성공할 수 있고 우리만의 스타일로 이야기를 던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고 네이밍에 대한 부분도 A라는 알파벳의 첫 번째 그리고 Amorepacific의 첫 번째 글자이지만 연상이 되지 않는 중위적인 부분을 사용하게 된다.
2022년 봄.
storyA라는 이름으로 크리에이티브 실험 프로젝트는 조용히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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