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여행은 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한다. 잘 들리지 않던 노랫말에 귀 기울이게 하고, 가만히 앉아있을 뿐인데 영화처럼 풍경들을 스르륵 펼쳐준다. 뚱뚱한 구름이 낮게 앉은 하늘과 샛노란 해바라기가 지평선까지 가득한 들판에 눈이 부시다가 나른하게 창을 넘어 스며드는 햇살이 주는 기분 좋은 졸림에 또 금새 눈이 감긴다. 어떤 장면은 지난날의 순간을 기억하게 하고, 나누고 싶은 풍경은 소중한 이를 떠오르게 한다.
그렇게 기차는 길을 나아가며 사람의 마음을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