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옥다혜 Jul 24. 2021

영탁막걸리, 상표권 분쟁

[스타트업X상표] 유명인 이름을 딴 상표, 유명인 동의없이 등록 가능할까

2021. 7. 22. 영탁막걸리 제조업체가 가수 영탁이 광고료로 150억원 지급을 요구하여, 영탁 막걸리 모델 협상이 결렬됬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습니다. 연 매출이 50억인데 영탁이 3년 모델료로 150억원을 요구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탁측의 입장표명에 따르면, 실질은 모델료가 아닌 상표권 분쟁이었습니다. 영탁측 입장에 따르면, 영탁이 2020. 1. 23. TV조선에서 막걸리한잔을 부른 이후, 예천양조가 '영탁'을  막걸리의 상표 출원을 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영탁측의 대리인은 예천양조가 상표 출원을 위해 영탁과 협상을 하다가 결렬된 사실을 추가로 밝히기도 했습니다. 


예천양조는 입장에 따르면, 예천양조의 '영탁' 의미는 백구영회장의 '영'과 탁주의 '탁'을 합친 것이며, 가수 박영탁은 상표 '영탁'의 상표권자가 아니므로  해당 상표 사용은 적법하다고 밝혔습니다. 


유명인의 이름을 딴 상표, 유명인의 동의 없이 등록/사용이 가능할까요? 


스타트업에게 상표 등록과 사용은 누구나 고민해 볼 문제이므로 이번 기회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상표란 무엇인가요? 


상표법 제2조 제1호에서는 상표란 '타인의 상품을 식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標章)을 말합니다' 표장이란 상품의 출처(出處)를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하는 모든 표시를 말합니다. 


결국은 타인의 상품과 구별하여, 상품의 출처를 나타내기 위한 표시를 상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명인의 이름을 딴 상표는 등록이 가능할까요? 


상표법 제 33조에서는 상표로 등록할 수 없는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한 등록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상표법 제34조에서는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없는 상표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 제 6호에서는 저명한 타인의 성명, 예명, 필명 등을 포함한 상표는 등록할 수  없으며, 다만 타인의 승낙을 받은 경우 상표로 등록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 6호에서 저명한 타인의 성명, 예명에 대한 상표 등록을 금지한 취지를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상표로 저명한 타인의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 그 상표는 소비자에게 익숙하다는 인상을 줄 뿐만 아니라, 저명한 타인과 관련이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믿고 살 수 있다는 신뢰를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상품을 판매하는 자가 저명한 타인의 이름을 사용함으로서, 부당하게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금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명인의 이름을 딴 상표는 유명인의 동의가 없는 한 상표로 등록할 수 없습니다. 실제 예천양조가 출원한 '영탁 막걸리' 상표 또한 제34조 제1항 제 6호 근거하여 거절 결정이 났습니다. 



그렇다면, 유명인은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상표를 등록하지 않고 사용하는 자에 대하여 상표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상표권 침해의 요건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1) 유효한 등록 상표권이 존재하고, (2) 상표적 사용에 해당하며 (3) 정당한 권원 없고, (4) 상표권 효력이 제한되지 않을 것 (5) 기타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을 것을 요건으로 합니다. 


요건 중 (2) 상표적 사용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상표법 위반인지 검토할 때 자주 등장하는 쟁점입니다. 상표적 사용이란 상표의 출처 표시 기능이 발휘되는 형태로 사용을 의미합니다. 만약 해당 상표의 사용이 출처 표시나 품질 보증 기능으로 사용되지 않고 설명적으로 사용된다면(예: 에어클리너의 포장에 [적용차종: 소나타]로 명시한 경우 ,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1도1355 판결 ) 상표법 위반을 부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이경우에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의 소지는 남아있다는 점 유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사안의 답은 해당 쟁점과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영탁이 상표권을 등록해두지 않았으며, 상표권은 설정 등록에 의해 발생하므로 (상표법 제82조) 직접적으로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유명인이 자신의 이름을 상표로 등록해두지 않았다면, 이에 대하여 권리 주장을 할 수 없을까요? 


정답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아닙니다. 등록되지 않은 상표에 대한 권리주장은 '부정경쟁 방지법'을 통해 가능합니다. 


부정경쟁 방지법에서는 제2조 제1호 나.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표장(標章), 그 밖에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수 영탁은 '영탁'이 상표로 등록되지 않았더라도, 제2조 제1호 나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함을 근거로, 제4조 금지청구권을 행사하거나, 제5조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광고 계약을 체결한 기간 동안은 상표 사용할 권리를 승낙받았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 



유명인의 동의 없이 유명인의 이름이 들어간 상표 등록하거나 사용하는 경우, 상표권 침해 내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기회에 알아두시고, 유명인의 이름이 들어간 상표 등록하거나 사용을 원하신다면, 꼭 동의를 받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