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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오브라이언 Feb 08. 2022

촛불, 무엇을 위해 치켜들었을까

일상에서의 단상

- 차가운 겨울, 뜨거운 촛불을 생각한다 -


지금 촛불혁명이 지향하는 사회구조개혁의 목표는 '검찰과 사법제도 개혁', '언론과 친일부역 청산', '재벌해체와 경제민주화', '공교육강화를 통한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이다. 구체제의 단죄와 처벌은 이러한 '촛불혁명'의 목표를 향해가는 길목에서 필요한 정지작업일 뿐이다.


조급해하지 말자. 서두르지도 말자. 지치면 안된다. 보수와 진보, 중도를 가르는 사회기득권 세력의 농간에 휘말리지 말자.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선 시민들은 보수도 진보도 중도도 아니다. 좌우이념, 남녀, 노소, 서울과 지방, 빈부와 같은 편가르기는 사회기득권층이 기생하는 숙주다. 촛불을 든 사람들은 '구체제의 청산과 새로운 사회건설'이라는 목표를 가진 공동체의 일원일 뿐이다.


촛불은 '이념'이 아니라 '사회구성원들의 공유가치'의 상징이다.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권, 불의에 항거하며 정의롭고 공평한 새로운 사회를 바라는 '가치 지향적 사회'를 향한 시민들의 '염원'이다. 국민 모두가 안전하고, 존중받고, 최소한의 인권이 지켜지는 사회, 국가가 우리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는 사회, 공권력이 국민의 믿음직한 심판자가 되는 사회, 그것이 촛불이 가리키는 '공유 가치'이다.


다시 촛불을 갈라 그 틈에 기생하려는 '구체제의 수혜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그들이 다시 편을 가르고, 숫자를 나누고, 합종연횡을 획책하고 있다. 촛불은 하나다. 끝까지 하나여야 한다. 촛불의 민심을 이해하는 척 하면서, 그 틈을 갈라 꺼져가는 구체제 '앙샹레짐'의 불씨를 넣고 목숨을 연장하려는 자들의 농간에 휘말리지 말자. 


끝까지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자. 매주 촛불을 들고, 우리가 바라는 새로운 세상이 어떤 것인지 외치고, 부르짖고, 노래하자.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 만들어질 때까지. 우리 아이들에게 '헬조선'을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언제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바닥을 기어다니게 할 수는 더더욱 없지 않은가 말이다.



2016.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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