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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aelKay May 09. 2019

# 119. 우리가 주인공이다

# 우리가 주인공이다 


별 뜻 없이 나누는 대화라도 좋다. 다큐멘터리에서나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아름다운 풍경은 다음을 기약해도 괜찮다. 고가의 장비로 찍은 멋진 사진이 아니면 또 어떠한가. 


길가에 핀 꽃이나 풀, 또는 도롯가 가로수만 있다 하더라도 충분히 대화하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구형 휴대전화 하나만 들고 있어도 만족스러운 사진을 찍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재미난 이야깃거리가 있으면 더욱 즐겁긴 하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작은 공원이라도 하나 존재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고, 좋은 카메라까지 들고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정색할 필요는 없다. 세상 일이라는 건 대부분 아쉬움을 싣고 흘러가기 마련이니까 나도 거기에 슬쩍 올라타 그렇게 아쉬운 듯 함께 흘러가면 그만이다.


변덕스러운 날씨와 계절의 변화 덕분에 같은 꽃, 같은 풀, 같은 가로수도 만날 때마다 그 느낌이 다르다. 마치 매일 새로운 이야기와 사진이 가득한 책을 읽는 기분이랄까, 제제와 나는 그렇게 책 속으로 들어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꽃 이름을 찾아보고, 풀의 모양을 서로 이야기하며,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야깃거리다.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이더라도 우리가 만들어가는 책 배경으로는 부족함이 없다. 


책이 한 장씩 넘어갈 때마다 우리의 모습 또한 그곳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비슷한 공간에서 나눈 이야기, 비슷한 공간에서 찍은 사진임에도, 우리의 책은 매 장마다 즐거운 이야기와 다채로운 사진으로 가득하다. 비록 별 뜻 없는 이야기일 뿐이고, 아름다운 풍경이나 멋진 사진은 아닐지라도, 그 책은 무척이나 특별하다. 


바로 우리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47개월 #제제 #아빠육아 #육아이야기 

#아빠요리 #우리가_만들어가는_책

#그_책의_주인공은_우리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좋아요. 나로부터 기인한 내 아이잖아요.


별 의미 없는 장난을 치며 함께 돌아다니는데도 행복합니다.
함께 접하는 모든 것이 예쁘게 보입니다. 멋진 풍경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매일 함께 다니며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습니다.
재미난 이야기가 아니어도 재미있고, 멋진 풍경이 아니어도 멋지게 보입니다. 비록 휴대전화지만 그걸로 열심히 사진도 찍죠.
이야기와 사진이 담긴 책을 만들어간다고 생각하고 제제와 함께 매일 집을 나섭니다.
마흔넷과 다섯, 우리는 나이차가 제법이지만 그래도 무척 사이가 좋은 친구입니다.
어딜 돌아다니든 재미있게 대화할 수 있고, 서로를 바라보며 함박웃음을 얼굴에 걸 수 있는 그런 친구입니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책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입니다. 그래서 더 특별하게 느껴져요. 여러분께서도 여러분 만의 책을 가지고 계시겠죠?
바로 여러분이 주인공이기에 더욱 특별한 책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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