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chaelKay Jun 02. 2019

# 122. 사랑의 불빛을 뿜어내는 견고한 성

#  사랑의 불빛을 뿜어내는 견고한 성 


환하게 불을 밝힌 성은 언제나 그 자리에 우뚝 솟아 있습니다.  


모진 바람, 날리는 눈발, 내리는 비, 그런 궂은 날씨 따위야 구태여 견디려 하지 않아도 그냥 스치듯 넘어가는 법이에요. 성곽을 이루는 작은 돌조각 하나에도 수년간의 반듯한 의지가 담겼을 테니 어지간한 풍파 따위는 그대로 빗겨내는 것이겠죠. 


모를 내고 홈을 만들어 틈 하나 없이 끼워 넣은 완벽한 구조물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하나하나 그 구성에 실린 단단한 마음은 그 크기가 거석에 버금가기 때문에 바람이든, 눈이든, 비든, 그대로 두고 흘려보낼 수 있는 것이랄까요.


그 성의 불은 꺼지지 않을 거예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밝힌 불이 아니므로 결코 그 의지가 변하는 일은 없으리란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어떤 상황이 닥쳐와도 그 성을 어둠으로 덮을 수는 없지요.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불을 밝히는 힘은 더욱 강인해지고 그 성은 계속 그 밝기를 유지할 거예요.  


고집이라 불려도 어색하지 않고, 신념이라고 바꿔 말해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에요. 큰 것에도 부릴 수 있는 게 고집이고 작은 데도 부여할 수 있는 것이 신념일 테니까요.  


집집마다 환하게 불을 밝힌 성이 우뚝 솟아있습니다. 그 성은 처음과 같이 언제나 꼿꼿한 모양일 겁니다. 사랑의 불빛을 뿜어내는, 부모라는 견고한 성 말이에요. 



#47개월 #제제 #아빠육아 #육아이야기 

#조금_더_환하게 #조금_더_견고하게

#부모라는_이름의_성



환하게 불을 밝힌 견고한 성이 되어주고 싶어요.


밖을 신경 쓰기보다 안을 밝히려 애쓰고
규모를 늘리기보다 내실을 다지고 싶습니다.
어느 부모나 비슷한 마음일 거예요.
내 아이의 웃음을 지켜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책을 나서는데 제제가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아빠, 사랑해. 나는 아빠가 정말 정말 정말 최고로 좋아."
입이 헤~ 벌어지고 웃음이 절로 났어요.
그래서 저도 말했죠. "아빠도 제제랑 함께여서 영광이야."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요. 부족함이 많은 제가 아빠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아가고 있으니 영광스러운 일이죠.
매일 새롭게 다짐합니다. 해님처럼 환하게 제제의 앞을 밝혀주고
꼿꼿한 나무처럼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곁에 서겠다고요. 사랑의 불빛을 뿜어내는 견고한 성이 되고 싶네요.


작가의 이전글 # 121. 고마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