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과정
우리는 살아가며 자신이 누구인지 잊기 마련이다. 자신만의 색은 바래지기 마련이고 누구의 기준도 아닌 평범함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나 역시도 고등학생 때의 빡빡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정체성을 잃어버렸다. 비록 그때의 고통 덕분에 연세대학교라는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었지만 결코 행복하진 않았다. 무언가 허전하고 공허한 느낌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끝없는 우울 속으로만 파고들었다. 2년 간의 방황을 하며 느낀 바는 나 자신으로 존재하지 않았던 탓이라는 것이다.
나는 '노란색'과 같은 사람이다. 밝고 긍정적이고 웃기고. 웃는 걸 참 좋아한다. 주변의 사람들도 나를 보면 노란색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몇 년간을 노란색이 아닌 검은색으로 지내왔다. 옷도 성격도 참 무난하게 가졌던 것 같다. 목표도 딱히 없었고 좋아하는 게 뭔지에 대한 고민도 하지 않았다. 남들 좋다는 게 좋은 거고 나만의 것을 찾지 않았었다.
그러다 귀인(나는 그렇게 칭한다)을 만났다. 뜬금없지만 연남동의 한 술집에서 친구와 위스키를 마시다 마주친 사람이다. 딱히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 그런데 분위기가 남들과 달랐다. 그렇게 나는 그와 이야기를 하고파 무리해서 아침 7시까지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그날은 과음으로 속이 고통스러웠지만 정신은 무언갈 깨달음을 얻은 듯하였다.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일상이 바뀌었다. 나의 옷과 행동 그리고 성격이 다 바뀌었다.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마치 그의 모든 모습을 흡수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나는 '노란색'을 찾게 되었다. 우울함을 벗어던졌고, 긍정과 행복이 찾아왔다.
아직 완벽하진 않다. 아직 나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고 찾은 모습은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지니 호불호의 경계가 뚜렷해졌고, 자신감 넘치는 나의 모습에 사람들의 대우도 달라졌다. 앞으로 변해갈 나의 모습이 기대된다. 일 년 혹은 한 달 뒤의 나는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