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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 May 20. 2024

완벽주의자 디자이너에게 (part 1)

Perfectionists tend to get 3 thing wrong


'디자이너 친구를 짜증 내게 하는 방법'의 포스터

인터넷상에, 디자이너 친구들을 괴롭히는 방법이라며 올려둔 짤이 있다. (옆 이미지를 보고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 글을 조용히 닫아주시라.)


디자인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시각적으로 조화로운 것, 아름다운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어떤 것이 좋은 디자인인지 어느 정도 판별 할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 


이 신비로운 눈은 장단점이 뚜렷한데, 장점은 개발자가 만들어 놓은 제품이 내 디자인과 맞는지 아닌지 1px 단위까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하고 남들의 작업물을 냉정하게 평가하여 좀 더 나은 제품이 되는데 일조를 하게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개발자에게 전달하기까지 끝을 못 내게 하거나 마감이 있다면 그날까지 지속적으로 수정하게 만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내 눈에 100% 만족되는 디자인이 한방에 바로 나오기는 정말로 힘들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의 포트폴리오가 항상 머릿속에서만 구상이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히든 포테션의 저자, 아담 그랜트는 완벽주의자가 저지를 수 있는 3가지 실수에 대해 언급을 했는데, 10여 년간 디자인을 하면서 느꼈던 것 맥이 닿아있어 여기에 다뤄보려 한다. 


첫째는, 완벽주의자들은 중요하지 않은 것에 집착한다. 그들은 풀어야 할 문제를 찾지 않고, 중요치 않은 문제에 답을 찾으려고 항상 바쁘다. (They obsess about details that don't matter. They're so busy finding the right solution to tiny problems that they lack the discipline to find the right problems to solve.)


경력이 별로 없는 주니어 디자이너들을 보면 (나 역시 주니어 때), 사용자 경험을 크게 좌우하지 않는 부분에서까지도 자신의 디자인을 개발자와 프로젝트 매니저에게 설명하기 위해(라고 쓰고 관철시키기 위하여라고 읽는다) 정말 모든 에너지를 쓴다. 여러 번의 미팅 때문에 늦어진 타임라인에 더해, 디자이너가 요구한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개발자는 시스템 컴포넌트를 쓰지 못한 채, 커스텀 UI를 만드느라 시간을 많이 쓰게 되면서 프로젝트가 계속 연기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본 적이 있다.



 Pick your battles이란 말을 좋아한다. 주어진 시간과 이를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이익이 큰 혹은 가장 효율적인) 전장을 골라 결투를 하라는 말이다. 우선순위를 잘 정해야 한다는 것과 의미가 통하는데, 현업에서는 (안타깝게도) 디자이너보다는 개발자의 시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경험에 크게 중요하게 영향을 끼치지 않은 부분의 경우, 개발이 용의 한 방향으로 디자인을 수정해 가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프로젝트도 결국,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것이다 보니 나중에 정말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내가 이젯껏 양보했으니 사용자 경험에 중요한 부분은 조금 더 신경을 써달라는 하면 들어주려 하지 않을까?



아담 그랜트는 결함을 용인하는 것은 전문가가 되고 계속해서 숙달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말한다. 더 많이 성장할수록, 전문가가 될수록 어떤 결함에 타협할 수 있는지 더 잘 알 수 있다고.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외장재를 살 비용이 없자, 외장재 없이 마감을 하기로 하고 대신에 콘크리트를 비단처럼 반들 반들하고 거푸집을 덧댄 구멍의 간격을 정확히 조절하는 것으로 타협했다. 그렇게 노출 콘크리트가 그의 시그니처가 되었다. 


안도 타다오의 데뷔 작품 스미요시 주택




그다음 두 가지는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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