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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반짝 Jun 10. 2021

창작과 명상, 마음챙김.

https://youtu.be/mAlTdfTCo4E


창작을 하는 사람으로서 의문을 갖고 있었던 주제인데, 명상을 해도 창작에 방해가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스님의 답은 일을 할 때 집중해서 일을 하면 좋을 것이다. 명상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최근 저도 초기불교의 명상에 관심이 많고, 또 자본화된 마인드풀니스에 대해 경계하면서 불교적으로 명상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이것을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명상을 했습니다. 명상을 하면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저는 불교 신자가 아니고, 또 종교인이 될 생각도 없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거리를 두려고 합니다. 사실 말만 '나는 불교 신자는 아니야.' '종교인은 아니야'라고 한들 그 안의 모든 이론을 다 받아들인다면 결국 종교인이고, 저는 어떤 종교든지 그 안에 반드시 비합리적이며 여성혐오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종교와는 거리를 두고 싶거든요. 


아무튼 창작자의 경우, 저는 웹소설을 쓰니까 웹소설로 한정하겠습니다. 명상을 할 때만이라도 명상을 하자는 접근이 좀 더 와닿을 것 같습니다. 우선 웹소설 작가는 웹소설을 쓰는 도중에 딴 생각을 하기 어렵습니다. 세 시간을 일한다고 하면 그 세 시간 동안 음악을 듣거나 다른 생각을 하거나 타인과 이야기 하면서는 일을 할 수 없죠. 일을 멈춰야죠. 


두번째로, 창작자는 늘 창작에 대한 생각을 하고 삽니다. 물론 인생 전체를 창작과는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의 특성상 언제나 창작을 위해서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해석하는 상태로 지내고는 하잖아요? 물론 일 외의 다른 휴식도 필요합니다. 다른 취미도 있어야 하고요. 하지만 사실, 하루에 8시간만 작가인 사람은 하루 24시간 작가인 사람에 비해선 불리하죠. 무엇보다 그건 사실 가능하지 않아요. 앗 저기 소재가 있다! 앗 저거 재밌겠다! 언제나 무엇인가를 잡아낼 상태가 되어 있지 않나요? 정말 글 쓰는 것만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나 은은하게 일 생각을 하는 상태로 지내죠. 


 하지만 마음의 괴로움, 걱정 등 번뇌로 자신을 언제나 괴롭히는 상태로 두어서는 안되겠지요.  그리고 저는 어쨌거나 글쓰기와 인생을 분리해야 하고, 또 글쓰기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이것보다 나를 더 행복하게 하는 게 있다면 글쓰기만이 언제나 인생에서 최우선이 되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누구에게나 휴식은 필요합니다. 워라밸의 문제인데, 다른 직종의 사람들도 일 생각을 더 많이 하는 사람들이 일을 더 잘하긴 하겠죠. 하지만 그 중요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잖아요? 일을 최고로 잘하는게 모두의 인생 목표여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정도는 자신이 조절하되 작가의 워라밸이란 이미 업계 평균적으로 무너져 있어서 따라가려면 힘들다, 하지만 휴식은 필요하다. 그러니 명상을 하되 결국 우리는 세속인이니까 정도껏이다라는 이야기인데요. 개인적으로 저는 명상을 열심히 해서 마음이 편안해진 상태보다 솔직히 번뇌로 가득한 지금 상태가 훨씬 더 창작욕이 솟아오릅니다. 최근에 어떤 연예인한테 세게 치였는데 이것도 감각적 욕망이고, 사실 괴로움이거든요. 그래서 번뇌가 대폭발했더니... 엄청나게 글이 쓰고 싶고, 진짜 괴로운데 생각이 흘러넘치고 그게 다 소재거든요. 저는 이런 이점을 포기하고 싶진 않아요. 


물론!!!! 


평균적인 우리는 명상을 좀 열심히 한다고 번뇌가 사라지고 마음이 평안해지는 경지에 그렇게 쉽게 도달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헬스 석달로 내가 근육질이 될까봐 걱정되어서 운동을 못한다 그런 고민은 좀 그렇잖아요? 하루에 30분에서 한시간 명상하는 정도로는 그저 하루의 번뇌가 정리되고 좀 더 안정감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겠네요. 


1. 명상을 정말 열심히 해서 번뇌가 정리되면 창작 못 할것이다. 

2. 하지만 창작자인 우리는 애초에 번뇌 사이즈가 남다르다. 

3. 창작을 위해서 괴롭게 살 필요는 없다. 

4. 어차피 남는 시간에 하는 명상 정도로는 번뇌 해소까지 못 갈 것이다.

5. 그러니 마음을 괴롭게 두기 보다는 명상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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