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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반짝 Feb 17. 2024

나는 질투를 하지 않는다

가끔 하는 얘긴데 아예 못 느낀다 

그러니까, 그 감각은 아예 결여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유튜브가 남사친 여사친, 어떻게 애인을 두고 이성인 친구와 

우정을 쌓을 수 있느냐, 그런 우정이 어딨냐, 

결혼하면 어차피 동성 친구도 없어지는데, 

같은 소리를 볼 때마다 재빨리 그것을 넘겨버리고는 한다. 

소외감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니 대가리는 비정상이고 

너는 연애시장에 절대 나와선 안될 개썅년이라고 하는 것 같기 때문에. 

뭐 맞기는 한데. 

그래서 안 나가고 잘 살고 있기는 한데. 

이 주제에 대해서 나는 두고두고 억울할 뿐만 아니라, 

이따금 아무도 뭐라고 안했는데 혼자 울컥 억울해져서 이렇게 글까지 쓰고 있다. 

지난 연애들에서 내가 질투를 안 한다고 해서 서운해 한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았고,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었고, 

아무튼 연애 관계에서 나는 큰 문제가 없었다-만. 

미디어에서는 질투를 하지 않으면 사랑하는게 아니라고 하거나, 

혹은 그렇게까지 좋아하진 않아서라고, 

굉장한 상대가 나타나면 질투가 난다고 하니까 그런게 짜증이 나고는 했다. 

그렇다고 내가 연애에 대해서 아무 걱정을 안하는, 

요즘 엄청 각광받는 안정 애착 유형의 인간이냐면 그렇지도 않았다. 

다른 사람의 존재와 무관하게!! 

상대의 마음은 내일이라도 식을 수 있는 것이다. 

나한테는 그렇다. 

맨날 똑같은 나라는 사람에게 언제 질릴지 어떻게 안다고. 

질투라는 건, 지구상에 그 사람과 나와 둘만 있으면 

반드시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감정 같다. 

최소한 나한테는 그렇다. 물론 이것은 그냥 설명하려다 보니 설명이 붙여졌을 뿐, 

아무튼 나는 질투라는 감정 자체를 모른다. 그냥 못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기침만 해도 심장이 쿵 떨어지고 

자는 얼굴을 보면 애틋해서 눈물이 다 나는데 

걔가 다른 사람이랑 섹스를 하든 여행을 가든 아무렇지 않다고 해서 

내가 그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세상이라든가 미디어라든가, 

그런게 너무 빡쳤던 것이다. 

그래서 그것이 평생 억울함으로 남아서 이따금씩 

남사친 여사친 논쟁을 팔아먹는 유튜버들의 머리통을 빡빡 때리고 싶고, 

충분한 숙고를 통해 합의된 규칙 하의 연애가 사랑이 아닌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도 빡빡 때리고 싶다. 

(그리고 연애가 사랑이 아니고 그냥 연애라는 관계가 필요해서 합의하에 한들 

그게 또 뭐가 나쁘단 말인지 모르겠고. ) 


나는 그들의 연애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왜냐면 애초에 이해가 안되기 때문에 뭐라고 할 말도 없기 때문이다. 

그들도 분명 내 연애가 이해가 안될텐데, 이해가 안되는 항목에 대해서 자신있게 

나는 당최 이해가 안돼! 그럴거면 연애를 왜 해! 라고 말하는 주둥이든 손모가지든 

어째 그리 조심성이 없는지 모르겠다. 

이해가 안 되는 게 남의 연애 말고도 양자역학이라든가, 경제구조라든가, 하여튼 뭐가 존나 많을텐데 

그럴 때는 자신있게 나는 당최 이해가 안돼! 왜 그렇게 돌아간단 말이오!? 하진 않을 거 아닌가. 


하여튼 그랬다. 난 이제 설명도 싫고 연애도 싫어서 영원히  연애 같은 건 안할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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