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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헤는나무 Jan 20. 2021

행복의 명쾌함

지금 이 순간

늦잠을 자고 무한정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날이 있다.

내겐 늘 그런 충동이 일지만 오늘이 유독 그런 날이다.

이불 밖에 나가기 싫다는 생각에 별 내용도 없는 문자부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까지 들여다본다.

언제까지고 할 일을 미루고 있을 수 없어 몸을 일으키자 전화가 울린다. 

오랜만에 목소리를 듣게 된 동창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조금 더 할 일을 미룰 수 있겠다는 맘에 이야기를 이어간다. 예전 같으면 아이들 키우며 직장 생활하느라 통화도 쉽지 않았으나 지금은 수다 떨 여유도 생겼다. 


친구와 통화 주제는 한 가지였다.

바로 건강!

친구의 절친의 사망과 암 소식,  시누이 시부상 등 오늘은 가슴 아픈 소식이 많다.

이런 소식이 익숙하지 않다. 익숙해질 수 없는 소식이기도 하고, 전하기도 무겁다.


소식을 듣자 가슴이 철렁하며 눈물이 핑 돌았다. 

'아, 이제는 내일을 알 수 없는 나이가 되었구나.'

'세상 사는 게 뭐라고 이렇게 호들갑이었을까'

'좀 있거나 없는 차이에 온갖 의미를 부여하며 생각이 많았구나.'


잠깐 사이에 여러 생각이 들었다. 





상에서 가장 쉬운 명상은 숨 쉬는 명상이고, 가장 쉬운 행복은 숨 쉬는 행복입니다. 

과연 그런지 숨 쉬는 명상부터 해보시죠. 시작합니다. 깊이 들이쉬면서 들이쉼을 음미합니다.


길게 내쉬면서 내쉼을 음미합니다. 끝!

<중략>


너무 싱겁다고요? 아닙니다. 싱겁지 않습니다. 들이쉼은 얼마나 달콤한가요? 내쉼은 얼마나 편안한가요? 이렇게 달콤하고 편안한데 싱거울 리 없습니다. 다시 한번 진짜로 해보시죠. 들이쉬고 내쉬고, 달콤하고 편안하고. 

늘 그렇듯 호흡에 무의식적입니다. 오늘도 숨 가쁜 하루! 너무 바빠 숨을 쉬는지 마는지 음미할 틈이 없었습니다. 숨 쉬는 행복을 챙길 겨를이 없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누릴 경황이 없었습니다. 저 멀리 아른거리는 행복만 눈에 밟혔습니다.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겠습니다. 나에겐 숨 쉬는 명상이 필요합니다. 들이쉬고 내쉬고, 달콤하고 편안하고.

이렇게 자꾸 늘려가다 보면 아무리 가난해도, 아무리 힘들어도 행복할 수 있겠지요. 죽을 때까지 행복할 수 있겠지요.


출처ㅣ 세상에서 가장 쉬운 명상과 세상에서 가장 쉬운 행복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11916105275430 

   

 



친구와 통화를 끝내고 칼럼을 읽다 발견한 글이다. 

들이쉬고 내쉬는 숨에 달콤하고 편안해진다는 문장에 미소가 지어진다. 숨 쉬는 기쁨에 행복을 발견하는 작가의 현안에 감사하다.

 

퇴사를 하며 가정경제에 대한 걱정 가득한 나를 돌아보게 한다. 오늘의 소식들은 왠지 부질없고 허망하다는 생각을 만들었다. 어차피 인생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자조도 섞인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가계부를 쓰고, 냉장고 파먹기로 집밥을 하던 최근의 일상에 살짝 금이 간 것이다.


그런 생각에 칼럼을 한 번, 두 번 더 음미하며 읽었다.

숨 쉬는 행복 = 모든 행복

명쾌하고도 간단한 정리이다.


고민할 것도 없다.

그저 나의 숨을 느끼며 살아 있음에, 지금을 느끼는 순간이 행복이라는 글이 좀 더 명확해진다.

내일의 행복을 바라봐 지금 행복을 떠나보내지 않으면 된다.


보글보글 찌개 한 냄비에 따끈한 저녁밥으로 행복을 맛있게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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