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뿐 아니라 온 가족이 잘 되고자 노력했던 일인데,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면 대부분 좌절한다.
내 방법이 맞지 않았구나 순순히 인정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며 되는 것을, 애쓴 내 노력이 처량하고 허무하여 그 사실을 부정하고 싶어 진다. 내 잘못만은 아닐 거라며 핑곗거리를 찾는다.
그러한 행동조차 " 당신은 자기 방어기제가 강한 사람이에요"라는 말로 다시 한번 진단받고 만다. 그냥 내가 살아온 삶을 전부 부정하고 다시 그려나가는 게 낫겠다.
심리치료받는 분들이 많이 느끼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행동해도 저렇게 말해도, 쉽게 쉽게 살고 있는 사람도 많이 보이건만, 왜 나만 이렇게 작은 것들에 영향을 받고 힘이 든 걸까,
좌절과 자기 방어를 번갈아 들이대더라도, 내 마음속 애처로움과 그로 인한 내 가족의 상처는 보듬고 가야겠기에 심리상담을 시작했다. 사춘기 아이와 40대 가장 남편과 함께한 그 여정을 기록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