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커리어 이야기
Return offer를 받은 승자와 re-recruiting을 하는 승리하지 못한 자
여름 인턴십을 끝낸 동기들은 이렇게 두 부류로 분류가 되었다. 난 이번에도 승리를 얻어내지 못한 자였다. Return offer를 못 받았다기 보단 International student로 회사의 visa sponsorship이 필요했는데 이 부분이 기존에 일했던 스타트업 회사에서는 어려웠다.
많은 회사들이 MBA 채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보통 졸업을 한참 앞둔 8-12월 정도에 채용을 완료한다. 빨리 취업을 확정 후 편하게 학교를 다니고 싶었고, 취업준비를 하느라 남들 여행다닐 때 하지 못한 여행을 와이프와 함께 하고자 했지만 이번에도 나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다. 그리고 11월, 아기까지 태어나며 육아전쟁과 취업전쟁에 동시에 참전하게 되었다.
*MBA 채용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회사들은 Just-in-time (상시채용 비슷) 채용을 한다. 즉, MBA를 하고 있는 학생들만을 위한 채용이 아닌 누구든지 지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채용 확정 후 곧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지원자를 원하기 때문에 어차피 3월은 되어야 본격적인 지원서 제출이 가능했다. 따라서 나는 1-2월은 이력서 수정과 네트워킹 등에 집중하고 지원서는 2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제출하기 시작했다.
MBA 채용 프로그램이란 Leadership Development Program으로 2~5년 정도의 기간 동안 회사 주요 부서들을 경험하며 관리자를 양성 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MBA 채용 프로그램의 경우 일생에 있어 MBA를 하고 있는 기간에만 지원할 수 있기에 나도 여러 프로그램에 지원했었고 이 중 내가 면접을 본 회사는 아래와 같다.
Amgen: Commercial Leadership Program
Emerson: MBA Leadership Program
Experian Health: MBA Leadership Development Program
MBA 졸업 전 마지막 취업 준비인 만큼 꼭 졸업 전 합격해서 마음 편하게 나의 MBA를 마무리하고 싶었다. 하지만 채용시장은 여전히 안 좋았고, 이런 최악의 상황에 수많은 지원자들은 본인의 경력을 한 두 단계 낮추어 지원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 시작했다.
운이 좋게도 3월에 Smith+Nephew라는 global medical device 회사에서 'Global Marketing Manger' 포지션으로 최종 인터뷰까지 갔다가 결국 탈락했는데, 담당 리쿠르터가 준 피드백을 통해 현재 채용시장의 분위기를 알 수 있었다. 5년의 경력을 요구하는 이 포지션에 나는 6년의 direct experience가 있었고 required experiences + preferred experiences까지 대부분이 나의 경력과 일치했었다. Hiring manager도 날 맘에 들어했고 인터뷰 자리에서 바로 "Adam, I really like your background and I am going to move you forward to the next round of the interview"라고 말해 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이루어진 3명의 디렉터와 back to back 인터뷰를 보고 탈락하게 되었는데, 리쿠르터를 통해 들었던 피드백은 단순히 "we ended up having candidates with more extensive experience"이었다. 이 포지션 다음 레벨이 Senior Global Marketing Manager로 7년의 경력을 요구한 것을 감안할 때 얼마나 현재 채용시장이 지원자에게 유리한 게 아닌 회사에 유리한 것을 알 수 있는 경험이었다.
여전히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도 나는 다양한 산업에 지원하는 것보다는 한 우물만 파는 일에 집중했다. 이게 무조건 적인 답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어떠한 헬스케어 회사에 지원을 하던, 이력서와 커버레터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그리고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면접 준비를 하는 과정이 더 수월했다. 물론 합격 여부는 또 다른 이야기지만...
이상하게도 나의 인생은 순탄하게 풀린 일이 단 한순간도 없었다. 무슨 상황이던 대부분 막바지까지 가서야 이루어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것을 견뎌내는 일은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가혹했다. 물론 이를 통해 얻는 성취감은 더할 나위 없지만, 그 과정이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었다.
그래도 나에게는 쉽게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끈기"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이 무기가 나를 지금까지 이끌어 왔다. 학창 시절, 한국에서 '축구부' 생활을 했었다. 취미로 하는 축구가 아니라 소휘 말하는 '엘리트 체육'으로 수업시간에는 항상 뒷자리에서 선생님의 무관심 속에 부족한 잠을 보충하고 오후에는 수업 대신 운동을 하는, 그런 생활이었다. 축구만이 전부였던 나의 삶에서 부상으로 인해 꿈을 포기해야 했지만 이 힘든 과정을 통해 얻은 집념과 끈기는 내가 가진 최고의 강점이 되었다.
나는 절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암흑 속에 밝은 면을 찾으려 노력하고, 현재의 고통보단 밝은 미래를 바라보고, 그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성취감이 날 나아가도록 만든다. 남들에 비해 늦지만 결국은 해내고야 만다. 그리고 이 집념과 끈기를 통해 이번에도 결국 내가 원하던 헬스케어 회사에 프로덕트 매너저로 오퍼를 받을 수 있었다.
6/28 지원서 제출
6/30 리크루터가 이메일로 1) relocation 가능 여부 2) salary range 괜찮은지 문의
7/3 1st round (self-recorded video interview)
7/25 2nd round w/ Hiring Manager (1 hour)
7/30 Final round - presentation, 7 back-to-back interviews (30 min each)
7/31 Verbal offer
7/31 Written offer
Application: 약 400개
Interview invitation: 20개 (Healthcare consulting 4개, Medical device 13개, Health tech 2개, CPG 1개)
Interview 후 drop: 2개 (이미 오퍼가 있는 상황이라 drop)
Final offer: 3개 (이 중 한 개는 HR이 ㅆㄹㄱ였다. 인성적으로)
Offer signed: 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