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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am Ahn Nov 07. 2024

Market Intelligence

헬스케어 PM 이야기

회사에 입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Market Intelligence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는 매니저의 지시나 주어진 업무가 아니었지만, 몇 가지 이유에서 이 일을 시작했다. 첫째, 경력직으로 입사한 만큼 초반이라도 수동적인 태도보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싶었고, 둘째,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으며, 셋째, 내가 잘할 수 있는 업무라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Market Intelligence: 시장 동향, 경쟁사 상황 등과 관련된 뉴스 등을 분석하여 비즈니스의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과정.


이전 회사에서 세일즈 업무를 담당했을 때, 무언가를 판매하는 롤이 아닌 마케팅과 관련한 업무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었다. 즉, 담당하는 병원을 고객으로 해당병원의 로봇수술 성장을 도모하는 역할이었다. 이를 위해 market research, competitive analysis, market intelligence 등 업무들도 많이 수행하고 배울 수 있었고 이러한 경험들이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됐었다. 


Market Intelligence 업무는 내가 MBA 인턴십을 할 때도 자발적으로 시작했던 일이었다. 당시에도 매니저가 이 일의 중요성을 공감해 주었고, 결과적으로 팀원들을 위한 자료 공유에서 시작해 임원들이 모여있는 내부 메신저 채널에 초대가 되었고 내가 직접 2주마다 보고하는 형태로 업무가 확장되었다. 이를 통해 적극적인 태도를 통해 나의 업무 스콥을 확장시킬 수 있었다.


현재 회사에서도 경쟁사 동향이나 우리가 속한 Spine 시장의 변화 등을 파악하여 관련 기사를 수집하고 2주마다 팀에 공유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많은 내용을 담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 읽어도 핵심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요약 없이 단순히 기사만 링크로 전달할 경우 정말 관심이 있거나 관련 있는 업무가 아니면 시간을 할애에 읽는 사람은 거의 없다. 따라서 훑고 지나가도 대충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내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기사 제목을 그대로 쓰고 옆에 기사 링크를 추가한다. 그다음 기사의 핵심 내용을 최대한 짧게 세 줄로 요약해 읽기 쉬운 형태인 bullet point로 작성한다. 이 방식은 기사 제목을 통해 큰 틀을 이해하고, 세 줄 요약을 통해 주요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면 링크를 통해 기사를 읽으면 된다.


이번에도 이 방법이 성공했던 것일까? 최근 공유할 경쟁사 현황이나 시장 동향이 없어서 한 주를 건너뛴 적이 있었다. 이 보고서에 대한 피드백이 많지 않아서, 괜히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매니저에게서 연락이 와서 이번 보고서는 받지 못했는데 공유가 안된 건지 하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나는 그 주에 공유할 내용이 없어 건너뛴 것이라고 설명했고, 매니저는 내가 제공하는 리포트를 잘 보고 있으며 몰랐던 내용을 많이 알게 되어 고맙다고 했다.


새로운 회사에서 새 출발을 하는 사람들이 초반에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된다면, Market Intelligence 보고서를 작성해 팀과 공유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는 자신의 적극성을 어필하고,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기에 좋은 방법이다. 단, 시작했다면 대충이 아닌, 회사의 높은 분들이 지나가며 잠깐 보더라도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성껏 준비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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