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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통달 Mar 25. 2019

영어책 한 권 읽어봤니?

때론 '또라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빨간기본영어, 맨투맨 기본영어, 맨투맨 종합영어 또는 성문 종합 영어.... 학창시절 이 순서는 영어공부를 위한 공식이었다. 난 물론 빨간기본영어도 다 못 봤고 맨투맨 기본영어 2권을 딱 한 번 본 것 같다. 종합영어는 아예 책도 구입하지 않았다. 그래도 학력고사 영어 60점 만점에 45점은 넘겼던 것 같다. 아마도 그나마 잘했던 국어 실력 덕분에 영어도 대충 두드려 맞혔으리라 짐작한다.

그런 내가 아직까지 영어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영어 관련 책을 읽었다 덮었다 하고 있다. 난 영어를 잘하지 못하지만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단지 외국인을 만나면 단어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아 속에 천불이 날 뿐이다. 영어에 대한 미련은 버리지 못했지만 간절함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마누라는 '야나두'라는 영어 업체에 결제를 하고 책과 회원권을 구입했다. 한동안 열심히 하는 것 같았는데 요즘은 공부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영어는 그런 것이다. 용두사미... 영어공부를 표현하는 가장 적확(的確)한 표현이다. 뱀 꼬리가 아니라 그냥 뱀 꼬리조차 사라져 버리는 것이 영어공부다.


그런 반면 이 책을 쓴 김민식 MBC 피디는 일반인과는 다른다. 오로지 독학으로만 영어를 공부한 사람이다. 돌아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영어공부뿐만 아니라 그의 인생까지도 독특하고 평이하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지난 MBC 파업 당시 그 파업의 시초를 제공한 것도 김민식 피디의 돌아이 같은 행동 때문이었다. 방송국 로비에서 사장 이름을 외치며 물러나라고 한 것은 일반 직장인이라면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었다. 시위 현장마다 홍길동처럼 나타나 사장에게 곤란한 질문을 던지는 그는 분명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서는 무섭도록 열정을 가지고 달려드는 모습은 분명 긍정적 의미의 돌아이임에 틀림없다.


요즘 드는 생각 하나!
착하게만 살아서는 인생은 별로 큰 재미가 없다. 착하다는 의미는 선악의 구분에서 '善'의 개념이 아니라 "순종"의 의미이다. 가끔은 김민식 피디처럼 돌아이보다 더 한 "똘아이"처럼 살아야 인생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끔은 시대의 흐름에 거슬러 올라가는 역류의 삶도 살아볼 필요가 있다. 가끔은 일반 군중의 생각과는 다른 미친 삶을 살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인생이 한 번뿐이라면...         

     

김민식PD의 책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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