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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작가의 책 낯설게 보기

책 <책, 이게 뭐라고>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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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 부터 도저히 감잡을 수 없는 책이었다.

책이 안 읽히는 듯 공감이 되기도 하면서, 씁쓸하면서 시니컬했다.



54p. 글을 쓰는 행위는 자신을 긍정하는 행위이므로, 글을 쓰면 쓸 수록 더 나은 인간이 된다. → 글쓰기가 만능은 아니다. 우리는 읽는 글로 부터 영향을 받는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문장을 읽으면 아름다운 인간이 된다. → 거대한 폭력을 합리화하는데 아름다운 문장들을 동원하는 추악한 체제가 얼마나 많던가. 책벌레였던 인간 백정도 수두룩하다. 문학은 간접체험을 제공하므로 사람은 독서를 통해 배울 수 있다. 그런 그런 간접 체험에는 한계가 있다. → 결정적인 도움은 안 되지만 시뮬레이션 정도는 된다.


193p. 에세이를 쓰면 치유되는 느낌이다. 그런데 내게 에세이 작업의 매력은 거기까지다. 세계에 맞선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세상과 함께 흘러간다는 느낌이다. 긴 장편소설이나 논픽션을 쓸 때 비로소 세계와 싸운다는 기분이 든다.


198p. 책은 소재일 뿐이죠. 추천하고 싶은 책을 이야기한다기보다는 그 책을 소재로 놓고 다양한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해요. 책이 별로라도 대화는 아주 즐거울 수 있고 심지어 유익할 수도 있어요.


243p.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라는 말을 한다. 어떤 책을 읽고 특정 주제에 관심이 생겨서 관련 책을 읽고, 거기서 또 다른 채긍로 나아가는 식으로 책이 책을 부르며 앎이 넓어지는 선순환을 일컫는다. 한 작가나 유파에 관심이 생겨 그들의 책을 찾거나, 반대로 독서 중에 얼마 전 읽은 다른 책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경험에도 같은 표현을 쓸 수 있겠다.


248p. 글쓰는게 행복하다는 사람도 있다. 나는 아니다. 소설 쓰는 일을 사랑하지만 즐겁고 재미있지는 않다. 예전에는 그런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치거나 애정이 식어서가 아니다. 더 나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내 글쓰기 실력보다 더 빠르게 커져서다. 내 필력은 더 나은 글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을 때 아주 더디게 나아질 것이다. 나는 그 괴로움을 택하고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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