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너는 반짝이지도 않는 지경이
어쩌다 나는
너를 똑바로 마주칠 수 있지
날 한 번 울리려고
반짝임을 포기한 거니
그래놓고 왜 울고 있니
우리는 속삭임 보다
이어폰을 더 사랑했는지
'이별하면 안 될까'
나는 누구도 말한 적 없는 그런 속삭임을
가깝게 전해 듣지
지금? 이별하는 게 맞니
너무 늦은 거 아니니
우리는 다시 못 만나서
벌써 그렇게 합의된 줄 알았는데
말한 적도 없이 동의하는 게
우리의 방식인 줄 알았는데
애매모호함이라고 하지만
서로가 정답이라고
그게 맞다고
구두계약도 유효하다고 어디서 듣고는
그렇다면 이것도 그것과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아직 불려본 적 없어서 이름이 없는 사이는
그런 억지를 부린다는데
우리가 우리가 아니어서
이제 거기에 없는 누구가
나도 데려가
말도 못해 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