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자세에 대하여
누구나 한 성깔이 있습니다.
이런 '성격'을 우린 '성깔'이라고 좀 더 강한 표현을 하기도 하죠. 조용한 성격, 과격한 성격, 붙임성 있는 성격, 쪼잔한 성격, 용맹한 성격 등등등... 성격이 참 다양하죠.
심리학자들은 성격이 성장기의 다양한 환경의 요인이라 하기도 하고, 유전적 요인이라고도 합니다.
어찌 보면 누구나 타고난 성격이 있다는 거죠.
타인과의 접촉을 하면서 이런 타고난 성격이 억압되기도 또는 필요에 의해 변하기도 합니다. 학자들은 억압이 지속되면 심리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심리적 문제를 일으킨다고 보고 있죠.
무엇이든 자기 성격을 잘 안다면 좋은 점이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가 그토록 인기가 있나 봅니다.
동양에는 예부터 '사주팔자(四柱八字)'가 있습니다. 태어난 년월시를 말하면 성격과 이에 따른 운명을 말해주죠. 또 동양의학에서는 체질을 이야기하는 '사상의학(四象醫學)'도 있습니다.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 4개로 구분되며, 각자 타고난 심성이 달라서 각각의 체질에 따라 장부의 기능적 구조가 다르고, 신체적 특징이 다르며, 성품적으로도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시작한 김에 몇 가지 더 찾아보겠습니다.
인도에는 '아유르베다(Ayurveda)'라는 게 있습니다. 인도의 전통 의학 체계로, 인간의 체질을 세 가지 도샤(Dosha)로 분류합니다. 바타(Vata바람과 에테르 요소를 지닌 사람들로, 창의적이고 변덕스러우며 빠르게 움직이는 성향), 피타(Pitta불과 물 요소를 지닌 사람들로, 강한 의지와 야망, 리더십 성향), 카파(Kapha물과 흙 요소를 지닌 사람들로, 안정적이고 인내심이 강하며 온화한 성향)으로 분류합니다.
서양에는 우리가 별자리라고 부르는 '점성술(Astrology)'이 있죠. 출생 시의 천체의 위치를 바탕으로 개인의 성격과 운명을 예측하며, 12개의 별자리로 분류합니다.
아... 또 있군요.
얼굴의 생김새나 손금으로 성격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개인의 성격은 우리의 생김새와 연관이 있다는 논리죠. 실제로 '생긴 대로 논다'는 말이 있으니 일리가 있긴 한가 봅니다.
이 외에도 일본(기세이학), 고대 그리스(4체액설), 아프리카(이파 신탁 Ifa Divination), 인도네시아 (자바인의 'Wetonan') 체계, 아메리카 원주민(동물 토템), 티벳(바지라야나 점성술), 아즈텍(나우왈리즘 Nagualism)등의 다양한 문화권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사람들의 성격을 이야기합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삼국지 등장인물들의 MBTI분석도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
어때요? 좀 비슷한가요?
어떤 근거와 내용으로 판단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재미있으라고 해본 거겠죠.
삼국지 등장인물들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기에 이 분석에 대한 코멘트를 달지는 못하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MBTI가 유행해서 서로 물어보기도 하고 방송에서도 많이 나오던데 당시 중국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1~2년 전부터 중국도 유행하기 시작하더군요. 시간차가 좀 있을 뿐 젊은 세대들의 재미를 추구하는 현상은 비슷한가 봅니다.
그렇죠. 심리학자들은 MBTI를 그렇게 신봉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때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절대적일 수 없다는 거죠. 그리고 한 사람의 성격을 이렇게 '단정'짓는 것이 그리 좋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주변에 의해 변화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죠.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 속내를 알기 어렵기에 이런 말이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거겠죠.
어쩌면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이 끊임없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고, 끊고, 유지하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늘 상대방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고 알고 싶어 하는 거겠죠. 거기에 마음의 위안을 찾고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 자기 안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죠.
어쩌면 사람을 이해하고 아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마케팅도 결국은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한 일련의 모든 행위들입니다.
사게 하는 것. 사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는 것.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연구들을 합니다. 그런데 이게 정해진 것이 아닙니다. 고객 또한 주변의 시대적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들이기 때문이죠.
다시 개개인의 성격으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전 가끔씩 '내 성격은 좀 급해', '내 성격은 좀 민감해' 등등 자신의 성격이 이렇다는 말을 상대방에게 먼저 던지는 사람들을 보곤 합니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그래서 뭐 어떻다는 거지? 어쩌라는 거지?
그러니 좀 당황스러운 상황이 생기더라도 당신이 이해를 하라. 뭐 그런 이야기겠죠.
왜 자기가 조심할 생각은 안 하고, 상대방에게 미리 양해를 구할까요?
이런 표현이 매우 매너 있고, 정중한 표현으로 착각을 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런 것도 일종의 일방적인 일종의 '폭력'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성격을 감추고 사회에 맞추는 사람.
자신의 성격을 그대로 상대방에게 드러내는 사람.
둘의 차이는 뭘까요?
개인의 인성과 교육 수준의 차이라고 전에는 생각했었는데, 세월을 살다 보니 생각이 좀 더 명확해집니다.
이건 완전히 파워게임입니다.
다시 말해, 힘이 있는 자는 자신을 드러내고 힘이 없는 이는 주변의 눈치를 봅니다. 이게 사회이더군요. 그런데 그 힘이 사회에서 주어지는 일반화된 힘이 주가 되겠지만, 자신이 갖고 있는 자신감과 자존감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요새 참 정치가 말이 많고 탈도 많습니다.
전 최근 한국사회의 정치뉴스들을 보다 보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뉴스의 등장인물들이 너무나도 뻔뻔하다는 모습을 보게 되네요.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내 성격대로 살아도 되는 그런 안하무인(眼下無人), 자기밖에 안 보이는 사람들로 뭉쳐져 있습니다. 자기 수련과 절제가 안되어 있는 이들이 힘을 갖게 되니 눈에 뵈는 게 없어지나 봅니다.
실제 심리학에서도 권력을 오래 향유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생각이 짧아진다는 보고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해가 안 되는 독재자들의 모습을 보게 되는 거죠.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들은 '정신병력'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은 이들입니다. 그러니 말년의 모습이 다들 비슷해집니다.
성격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성격을 버리고 살 것인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굳이 이런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진 않습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주변의 상황이 결정을 도와주죠.
그런데 결혼생활은 그러하지 않더군요.
철저히 자기가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고요.
무슨 말인지 경험하신 분들은 충분히 공감을 하실 것으로 보입니다.
저기 위에 있는 분은 안과 밖이 다른 성격을 가지고 사실 듯싶습니다.
맛있는 계란말이를 잘 만드시는 분이시니 저도 언젠가 맛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네요.
그러고 보면 부부가 같이 산다는 것은 각각의 '성격의 충돌과정'입니다. (이 분들도 그랬겠죠.)
강과 강이 만나면 불꽃이 튀고, 부드러움과 부드러움이 만나면 그냥 고정되지 못하고 흘러내려버립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이 강함에 부드러움이 감싸 안은 거겠죠. 그 속에서 강함또한 성질이 변합니다. 이런 게 부부사이가 아닐까 잠깐 생각해 봅니다.
무슨 거창한 주제인듯 제목을 달아서 죄송한데요.
살다보면 이렇게 자기 성격대로 살수는 없는 겁니다.
그리고 자기 성격도 변합니다.
내 성격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안다고 주장할 수 있나요?
이전 한 일본 작가(히라노 게이치로)의 주장에서 '분인分人'이라는 개념을 접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우리는 하나의 내가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나'가 뭉쳐서 내가 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래서 '개인'에서 '분인'으로 인식을 해야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2012년 책 '나란 무엇인가'를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책 읽기 귀찮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따라서 정리된 개념만 보셔도 됩니다.)
그러하니,
자기 성격을 버리고 살아도 됩니다.
그 과정속에서 어쩌면 진정한 나를 제대로 찾을 수 있을테니깐요.
아내와 딸아이와 투닥거리면서,
전 진정한 나를 찾을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