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센트 모양으로 세상 읽기
얼마 전 단톡방에 한 분의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중국의 신상호텔들 콘센트가 죄다 11자 콘센트이던데, 혼합형에서 바뀐 이유 아시는 분 있으신가요?"
느닷없이 콘센트(socket)에 대한 질문입니다.
전자제품을 쓰려면 전기를 사용해야 하고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모든 제품은 플러그가 있으며 이를 연결하는 콘센트가 있습니다. 핸드폰을 비롯해 작은 전자제품들은 전원 및 연결 신호를 위한 다양한 연결단자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많이 쓰고 있는 Type-C를 비롯해서 오래 전의 24핀, 마이크로 5핀 등등 아주 다양한 것들이 있죠. 저도 많이 쓰고 있는 애플제품들은 이전엔 애플 8핀 단자에서 이젠 Type-C로 넘어갔습니다. 이 때문에 서로 다른 접속방법으로 인해 연결을 위한 전환단자들이 나와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소규모 제품들 외에 일상가정용품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돼지코라 불리는 두 개의 둥근형에서 납작한 십 일 자와 네모난 형태가 세 개가 있는 등 이 또한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국가별로 채택된 방식이 다르다 보니 해외여행을 할 땐 플러그 어댑터를 꼭 챙겨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혹시나 해외여행 시 챙기지 못하셨다면 국내 공항의 각 통신사 로밍센터에서 무료대여가 된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플로그의 종료는 위 이미지와 같이 다양하게 생겼는데요, 국가별 사용내용을 알고 싶으시다면 '국가별 콘센트 모양'이라는 검색어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중국은 11자 콘센트(A형)와 3 핀형(I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냉장고나 텔레비전등 주로 고정형 제품들은 대부분 세 개가 연결되는 I형을 쓰고 있으나 11자형과 혼용으로 쓰여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지코 11자 플로그라면 모두 사용가능합니다.
같은 220V를 사용하는데 한국과 중국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220V의 전압, 60Hz의 주파수인 2 핀형 콘센트를 이용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220V의 전압, 50Hz의 주파수를 이용하고 있다. 이렇게 한국과 중국은 전압은 같지만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모양의 콘센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 참고내용)
다시, 앞의 질문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질문을 하셨던 분의 이야기는 본인경험으로는 이전에는 한국에서 쓰이는 둥근형태의 플로그도 중국에서 대부분 불편 없이 쓸 수 있었는데, 최근에 보니 새롭게 장식된 호텔에서는 사용을 할 수 없어서 혹시 무슨 이유가 있냐는 질문이었죠.
전 처음엔 이분의 질문이 잘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과 중국은 플로그 종류가 다르다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고 있고, 그러하기에 초창기 중국에 올 때부터 이런 인식을 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그동안 한국제품을 잘 사용했다는 말이 신기할 따름이었죠.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정말이지 언제부터인가 혼합형 콘센트가 중국 곳곳에 있었던 것입니다. 신경을 안 쓰고 살다 보니 이런 변화도 잘 못 느꼈다는 게 제 자신이 좀 이상해지더군요.
전 단톡방에 글을 남겼습니다.
"성급 호텔은 외국인들을 상대하다 보니 원형 콘센트도 가능한 혼합형을 쓰긴 하는 거 같지만, 제 경험으론 모든 호텔이 그렇지 않죠. 대부분 호텔이 일자형을 쓰고 있어서 항상 이게 불편했습니다. 최근에 지어지는 건물들이 일자형으로 대체된다고 하셨는데, 이에 대해서는 더 검색이 필요할 듯싶습니다. 전 일자형을 더 많이 봤기에... 하지만, 원론적으로 중국은 일자형을 사용합니다. 즉 원형은 선택사항이고 일자형은 의무사항인데, 원형이라고 해도 반드시 일자형과 혼합이 가능해야 한다는 걸로 이해하면 될 듯싶네요. "
"다시 말씀드리지만, 일자형이 중국 표준입니다. 원래 중국에서는 일자형에 대비해서 준비해야 하는 거고요. 그동안 혼합형을 잘 쓰셨다면 운이 좋으셨던 거고요. 혼합형이 더 이상 공장에서 생산 안될 수도 있죠. ^^ "
"아니.. 정말로 지금까지 안 들고 다니셨다면 운이 좋은 거예요. 전 당연히 일자로 알고 살고 있는데 그동안 잘 쓰셨다니 대단하십니다. ^^ "
이렇게 나름대로 궁금증에 대해 답변했다고 뿌듯해하고 있던 그때, 갑자기 이전 지인과의 대화가 생각났습니다.
짐정리를 한창하고 있었는데, 널려있는 멀티탭을 보면서 앞으로 일자형과 둥근형태의 핀을 같이 사용할 수 있는 멀티탭은 잘 보관하라고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혼합형은 생산이 안돼서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죠.
당시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흘러들었습니다.
근데 이게 그 말인가 보다 하고 생각하면서 급하게 여기저기 문의도 하고 검색을 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위 그림의 왼쪽이 새로운 규정의 콘센트고 오른쪽이 과거 혼합형으로 쓰던 콘센트입니다.
제가 중국생활을 오래 하긴 했나 봅니다.
초기 중국에 왔을 땐 대부분이 지금 신형이라고 하는 이런 형태였기 때문이죠. 근데 저보다 좀 늦게 중국에 정착하신 분들은 언제부터인가 쓰인 혼합형에 익숙해졌었나 봅니다. 이번 기회에 이런 사실도 알게 되었네요.
중국 정부정책의 변화
정리하면, 중국정책이 바뀌었습니다.
GB/T 2099.1-2021《家用和类似用途插头插座 第1部分:通用要求》
GB/T 1002-2021《家用和类似用途单相插头插座 型式、基本参数和尺寸》
가정용과 유사용도의 콘센트사용에 대한 규칙에 변화가 있었고, 2022년 1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공시되어 있었습니다.
딱히 이 업종에 종사하지 않고서는 알 수도 없고 굳이 궁금해하지도 않았던 상황이었죠.
더구나 코로나봉쇄를 막 넘기기 시작하는 시기인지라 더욱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든 이전 지인이 했던 이야기가 맞고, 향후엔 한국에서 가져온 가전 기를 중국에서 사용하려면 혼합형 멀티탭을 잘 보관해야 할 것으로 보이네요.
그런데, 도대체 왜 이렇게 바뀌었을까에 대한 궁금 하이 생겨서 좀 더 찾아봤습니다.
외부적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혼합형을 사용했을 경우 접지 부분이 느슨해져서 전기화재사건이 빈번히 발생했기 때문이라네요. 이런 이유라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가기에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의심증이 늘 있는 저로서는 외국제품을 되도록 사용 못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나름 생각도 해봅니다. (웃음)
이렇게 하나의 질문으로 시작된 사건으로 평소엔 관심 없었던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래에 관련해서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 정리해봤습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 참고내용 >
멀티탭 = 모둠꽂이(순 우리말) = 멀티 이동형 콘센트(한국산업표준) = 파워스트립Power Strip 또는 파워바Power Bar(영어권)
콘센트 = 꽂개집(순 우리말) = 아웃렛electrical outlet 또는 소켓wall socket (영어권)
플러그 = 꽂개(순 우리말) = Plug
참고로, 콘센트는 우리가 영어라고 당연히 알고 있는데 사실은 일본식 발음을 표현한 것이라네요.
영어 “컨센트릭 플러그”(concentric plug, /kənˈsɛntrɪk plʌg/)를 줄인 일본어 “콘센토”(コンセント)가 한국에 들어온 말이다. 영어권에서는 “아웃렛”(electrical outlet or wall outlet), receptacle 따위로 부른다. 한국어 순화어로 꽂개집이 있다.
멀티탭은 누가 처음으로 만들었을까요?
1920년 일본의 마쓰시타그룹(지금의 파나소닉)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입니다.
퇴근하던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하나뿐인 전기소켓을 서로 쓰겠다고 다투는 자매를 보았다고 합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멀티탭을 만들었고, 그렇게 성공하여 마쓰시타전기회사를 만들었고 그것이 지금의 파나소닉그룹이 되었으며, 그 자신은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기업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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