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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짱 Mar 22. 2020

컬러이야기

  

한참 전에 친구와 퍼스널 컬러 카운셀링을 받았던 적이 있다. 딱히 큰 도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어서 문득 생각이 난다. 미리 예약을 하고 찾아간 곳에는 우리 말고도 다른 2명이 먼저 카운셀링을 받고 있었다. 나에게 잘 어울리는 컬러와 그와 관련해 이미지메이킹 하는 법까지 알려준다고 해서 많은 기대를 하고 간 참이었다. 싼 가격은 아니었지만, 평소에 나한테 맞는 컬러가 어떤 것일까 하는 의구심과 호기심이 더 컸던 모양이다. 그리고 컬러를 통한 나만의 새로운 이미지메이킹으로 내 첫인상을 좋게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약속 시간에 딱 맞춰 도착한 우리는 이것저것 둘러보며(사무실 자체는 크지 않았다),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설명을 들었다. 생소한 컬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약간의 재미도 있었다. 일단 정말 다양한 여러 가지 컬러의 천을 내 얼굴에 대보며 맞는 컬러가 어떤 것인지를 찾아가는 작업을 먼저 했다. 다른 컬러의 영향을 받으면 안 되기에 미용실에서 사용하는 커트 보를 하고, 머리에도 불투명한 샤워 캡을 착용했다. 그 몰골이 많이 웃기긴 했지만, 우리는 나름 진지하게 임했다. 서로의 모습에 가끔 폭소하긴 했지만. 그렇게 하니 신기하게도 어느 정도 정확한 내 얼굴색이 보이기 시작했다. 평소에 알지 못했던 사실을 말이다. 물론 직원 분께서 아주 친절히 설명해 주셨다. 모든 카운슬링이 끝난 후에는 그 결과를 가지고 나에게 맞는 추천 컬러의 립스틱을 직접 만들 수 있었다. 처음 만들어봐서 약간 들뜨기까지 했었던 것 같다. 들어가는 방부제도 없고, 핸드메이드라 오래 사용하지는 못하는 제품이긴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꽤 오랫동안 유용하게 애용했던 것 같다. 그뿐 아니었다. 체형과 얼굴형에 따라 어울리는 눈썹 스타일, 귀걸이, 패션 스타일 등도 함께 제안해주었다. 이미 알고 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나한테 어울리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본 시간이 된 것은 틀림없었다.     


어울리는 컬러를 별도로 표시


위쪽이 나에게 어울리는 컬러인 반면, 아래쪽은 나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컬러다


나는 winter clean이라는 겨울의 컬러가 어울린다는 결과가 나왔다. 겨울의 컬러는 어두운 하늘, 백색의 눈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킨다고 한다. 얼음을 연상시키는 화이트 계열의 색조와 원색의 색상들이 확연하게 대비를 일으키며 클리어하고 강한 느낌을 전달한다. 즉, 아주 선명하고 도도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컬러라는 것이다. 이러한 컬러가 나한테 어울린다니 조금 놀랍기도 했다. 하지만 원래 파스텔보다는 화이트/블랙, 원색 컬러를 좋아했기 때문에 내가 나를 잘 파악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안 그래도 화이트/블랙 코디를 좋아하는지라 앞으로 나의 스타일을 계속 고집해도 별 문제는 없겠다 싶었다.                                                                                                                                                    

 그리고 헤어컬러도 덧붙여주셨다. 회갈색이나 검정색이 어울린다고 말이다(평소에도 어느 정도 느끼고 있던 점이긴 했다). 또 광택이 있는 실버, 크리스탈 다이아몬드, 투명한 보석, 흑진주, 오닉스 자수정 등의 주얼리가 어울린단다. 또 향수를 좋아하는 것은 어찌 아셨는지 스파이시하고, 약간 중성적인 향(시프레 그린, 조르지오 아르마니-마니아, 지방시-어블리끄리와인드, 샤넬-알뤼르 등등)이 어울린다며 구체적인 브랜드와 이름까지 언급해주셨다.     


이런 결과를 가지고 내 이미지메이킹을 해보자면 이렇다. 다이나믹(Dynamic: 활동적이고 대담함을 느끼게 하는 이미지)하게 하고 싶다면 메탈소재나 대비가 심한 색조의 의상으로 힘이 넘치는 강렬한 이미지를 주는 것이다. 검정, 자주 빛, 혹은 빨강, 노랑과 같은 원색을 기본으로 색상차가 크게 나도록 배색해주는 것이 좋단다.   

모던함(Modern: 차갑고 개성 있는 스타일)을 원한다면 스트라이프나 기하학적 패턴, 체크 등의 직선적인 느낌의 무늬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즉, 원색을 포인트로 배색하여 현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다. 아마 이렇게 표현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신선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독자들도 재미삼아 퍼스널컬러 카운셀링을 한 번 받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다가오는 봄에 자기에게 맞는 컬러를 찾아 이미지를 리메이크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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