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四川 사천) 먹거리의 천국 청두(成都 성도)

2018 여름 여행 열두 번째 이야기

by 영화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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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잠을 늘어지게 자고 느즈막히 주린 배를 채우러 나섰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진리(锦里 금리)’라는 거리로 그 유명한 삼국지에 나오는 옛거리를 재현해 놓았다는데,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 청두(成都 성도)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이 다 몰려있는 것같다. 그 옆에 있는 유비와 제갈량을 모시는 사당이자 삼국유적박물관인 우호우츠(武侯祠 무후사)에는 더운 날씨인데 줄이 길기도 하다. 혹시 보고싶냐는 남편의 물음에 일초도 주저않고 바로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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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먹거리를 파는 상점들이 쭉 늘어선 거리에 들어섰다. 이건 쓰촨 사람들이 즐겨먹는 토끼 고기 중에서도 토끼 머리! 이번엔 먹지 않았지만, 이미 십년 전에 베이징에 있는 아주 유명한 집에서 먹어본 적이 있다. 맛은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살아있는 토끼를 자꾸 연상하며 먹게 되어서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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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오리 머리! 요건 아직 시도해보지 않았다. 부리까지 너무 적나라하게 그대로 오리머리인지라 아주 맛이 있다고해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먹진 않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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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날개처럼 오리날개도 양념해 팔고, 옆에 오리발도 보인다. 이것도 역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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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재료와 크기의 붓을 파는 가게, 종이를 잘라 만든 등과 각종 소품들을 파는 페이퍼컷 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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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거리를 재현해놓은 거리의 풍경은 대체로 이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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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인 설탕으로 예술을 하신다. 맛은 어린 시절 뽑기하며 먹었던 큰 붕어모양 사탕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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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잉(皮影 피영)이라고 부르는 그림자극을 할 때 쓰는 인형을 파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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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 다양한 종류의 맥주들! 청두(成都 성도)로 오면서 이번 여름 더위에 정상합류하고 나니 시원하게 한 잔 하고픈 맘도 있었지만, 우선은 아침부터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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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기 좋게 포장되어 있는 젓가락들. 밥도 숟가락없이 먹는 중국 사람들이라 숟가락 짝꿍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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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달콤매콤소스를 뿌려 비벼먹는 만두, 새알심처럼 생긴 찹쌀완자 속에 흑임자, 땅콩 등을 넣은 탕위엔(汤圆 탕원), 짭짤매콤한 소스를 넣고 볶은 면으로 슬슬 시동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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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패왕소세지 물건이다! 줄이 긴 건 다 이유가 있구나. 프라하에서 먹었던 소세지맛에 버금가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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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많은 메뉴 중에 주인장이 특별히 추천한다는걸 먹어보자. 탕요우궈즈(糖油果子), 한국에서 먹던 찹쌀 도너츠와 비슷한 맛. 가루 설탕 대신 녹인 물엿같은 설탕이 코팅되어 더 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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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쓰빙(万丝饼)은 가느다란 실모양의 밀가루를 계속해서 이어 호떡 모양처럼 둥글납작하게 만든 과자. 짭짤한 햄맛과 달달한 팥맛, 두 가지. 비물질문화유산이라니 열심히 보고, 찍고, 하지만 먹지는 않고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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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망고음료를 한 컵 거의 다 마셔가던 아드님이 링거에 담긴 수혈팩을 빨아먹는다는 재미난 아이디어에 꽂혀 또 사달라고 성화. 엄마아빠 생각엔 원가도 얼마 안 되는 설탕물을 비닐에 넣고 저 가격에 파는, 아이를 데리고 온 관광객 주머니를 노리는게 뻔히 보이는 장삿속이 맘에 안 들지만, 안경 모양까지 만든 정성에 그냥 지갑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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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중국에선 요즘 지갑을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쓰지 않고 핸드폰에 다운받아놓은 즈프바오(支付宝 Alipay) 아니면 웨이신(微信 WeChat)이라는 전자화폐 앱으로 QR코드를 스캔해서 간편하게 결제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길거리에서 버스킹하는 사람들도 모자대신에 자신의 QR코드를 프린트해 놓아둔 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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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촨(四川 사천)사람들은 익힌 콩이나 말린 야채 등을 고추가루와 기름을 넣고 볶아 만든 요런 양념장을 아주 좋아한다. 국수먹을 때 넣어 먹고, 밥에도 비벼 먹고, 야채나 요리를 할 때도 넣고. 중국에 십 년 넘게 살다보니 나도 그 맛을 좋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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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어김없이 매번 큰 도시에 여행할 때마다 꼭 들르는 박물관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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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무덤을 지키던 무사의 상이다. 다른 무사들보다 유난히 키가 크고 콧구멍도 큰 이 사람은 아들에게 읽어주던 앤서니 브라운의 책에서 본 주인공과 참 많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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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때 만들어진 우아한 청화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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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서 본 듯한 당나라 시대의 삼색낙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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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족들이 예전에 쓰던 사람의 두개골을 이용한 그릇과 사람의 정강이뼈로 만든 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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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한글 번역도 보이는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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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한땀한땀 수를 놓아 작업한 작품이다. 예술작품을 보고 아름답다고 감탄하기보다는 저 수놓는 사람의 경추와 어깨가 많이 뭉쳤겠구나하는 걱정이 앞서는 나는 보고만 있어도 목이랑 어깨가 뻐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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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나와 오후에는 콴자이샹즈(宽窄巷子 넓고 좁은 골목길이라는 뜻)라는 곳에 왔다. 여기도 오전에 갔던 진리(锦鲤)만큼이나 관광객들이 득시글. 꼬맹이는 골목에 들어가자마자 티라미슈 아이스크림부터 손에 쥐어 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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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미니북 <본초강목>도 보이고 <손자병법> <홍루몽>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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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파리 바게뜨가 여기에도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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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에서는 얼굴에 있는 가면이 눈깜짝할 새 바뀌는 공연인 ‘변검(变脸)’이 아주 유명한데, 관광객에 휩쓸려 거리를 걷다가 먹기만하고 나중에 봐야지 해놓고 잊어버렸다. 관광객들도 돈을 내면 이렇게 화장을 하고 복장을 빌려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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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췌이탕런(吹糖人)이라고 부르는 예술이라는데 물엿으로 여러가지 모양을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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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는 다양한 먹거리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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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아이스를 넣어 관광객을 꼬드기는 음료수. 여기에 안 넘어갈리 없는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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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거리 풍경을 찍으며 저녁먹을 식당으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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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남편이 맛집 앱을 뒤져 찾아낸 음식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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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무침과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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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죽순이 나오니까 엄마먹으라고 아들이 껍질을 다 까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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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채 매운 비빔국수와 속에 돼지고기를 넣고 튀겨낸 춘권과 유사한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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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꽁바오지딩(宫保鸡丁 Kung Pao Chicken)은 닭고기를 마른고추 , 파, 땅콩과 같이 볶아낸 새콤달콤매콤한 요리로 미국에 있는 중국식당에서도 최고 인기메뉴. 근데 생각보다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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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사람많은 곳을 다녀서 기를 다 뺏긴 탓일까. 이렇게 산해진미가 앞에 있는데도 웬일로 입맛이 없다. 남편말로는 관광객들이 많은 곳의 식당은 역시 별로,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곳이 값도 싸고 더 맛있을 거라고 한다. 어제 저녁 우연히 발견한 식당 음식이 더 맛있었던 것처럼

아직 볼 것도 먹을 것도 많은 도시 청두(成都 성도)지만, 다음에 올 때를 대비해 남겨두고 내일은 또 다른 도시로 간다. 이제 이 여행도 얼마남지 않았다. 조금만 더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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