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행 5일 사원과 설산을 보고 신선이 된듯

2018 여름 여행 다섯 번째 이야기

by 영화킬러



이곳에 온 뒤로 저녁에는 시원하게 비가 쏟아지다가도 아침에 눈을 뜨면 이렇게 두둥실 예쁜 구름들이 있는 푸른 하늘이 보인다. 미리 장족 친구에게 날씨를 확인했을 때 좀 춥다고해서 히트텍도 상하의 다 챙겨왔건만, 16도에서 24도 사이로 청바지와 반팔에 얇은 바람막이 점퍼 정도 입으면 딱 좋은 날씨의 연속. 친구말로는 샹그릴라 일기예보가 40일 연속 계속 비가 온다고 했고, 우리가 오기 전에는 계속 비가 오고 너무 추워서 겨울옷을 꺼내입고 다녔다면서 운좋고 복받은 사람들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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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차마고도(茶马古道)였음을 알리는 동상과 길가에 한가로이 돌아다니며 풀을 뜯고 있는 소를 보며 다음 목적지로 출발!



오늘 간 곳은 작은 포탈라궁(布达拉宫)으로도 불리는 ‘송잔린스(松赞林寺)’라는 사원. 이 사원은 윈난성에 있는 티벳불교 사원 중 가장 큰 곳이다. 매표소까지만 차를 몰고 갈 수 있고, 그곳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가면 도착한다.


한국 관광객도 꽤 오는 모양인지 이렇게 안내도에 한국어로도 번역이 되어 있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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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외관만 주로 찍었는데, 지금 보니 신기하게도 주위에 날아다니던 까마귀는 사진에 한 마리도 찍히질 않았다. 실내에는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불상들이 있고, 티벳 불교 스님들의 독경도 들을 수 있었고, 향을 사서 꽂고 절을 하며 무언가 기원하는 불교 신자들도 많이 보였다.

보통 티벳 불교에서 종교의식으로 사원이나 산을 몇 바퀴씩 돌 때, 방향은 시계방향으로 돌아야 한다고 알려주는 남편의 말을 듣고 사원 구석구석 향내를 맡으며 마음속으로 가족과 지인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본다.



저 번쩍이는게 진짜 금이냐고 남편에게 물었더니, 겉에 있는 표면은 진짜 금이란다! 예전에는 몰래 그걸 긁어서 팔았던 사람들이 중형을 받았고, 지금은 감히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한다.



다음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에 점심이 좀 늦어졌다. 선택의 폭은 넓지 않아 가장 가까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더니 무슨 고원에도 이리 파리가 많은지 손을 휘휘젓는데 도망가지도 않는다. 깔끔떠는 아들래미 입이 댓발 나와서는 먹기 싫다 지저분하다 말이 많다가, 막상 음식을 먹어보더니 밥을 두 그릇 먹는다. 왼쪽 위는 중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토마토계란볶음, 그 옆에 있는 건 돼지고기 고추볶음, 그리고 아래쪽은 작은 생선튀김. 우리 세 식구는 각각 밥 두 그릇에 이 세 가지 요리를 깨끗이 비웠다. 역시 음식맛은 식당의 외관만으로는 알 수 없는 법!



드디어 다음 목적지에 도착! 바로 티벳 불교에서 8대 신성한 산 중 하나로 꼽는 메이리슈에샨(梅里雪山 매리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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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성 더친(德钦)현에 있는 설산인 메이리슈에샨(梅里雪山)을 보러가는 길에는 진샤지앙(金沙江 금사강)이 크게 한바퀴 돌아 흐르는 멋진 경관을 볼 수 있는 진샤지앙다완(金沙江大湾)도 있다. 우리가 흔히 양쯔강이라 부르는 창지앙(长江 장강)의 상류가 바로 진샤지앙(金沙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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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을이면 볼 수 있는 코스모스 천지다. 날씨가 맑아서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고원지대의 직사광선이 어찌나 강하던지 선크림을 2시간마다 얼굴에 덕지덕지 세수하듯 발랐는데도 내 얼굴은 벌써 장족피부색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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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가까워지는 설산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이 떡 벌어진다.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날씨와 구름의 상태에 따라 보이는 모습도 달라져 눈을 뗄 수가 없다. 장족 친구에게 잘 도착했고, 날씨가 좋아 설산이 잘 보인다고 말했더니, 이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지만, 비가 와서 내내 설산의 콧배기도 못 보고, 안개와 구름만 실컷 보다 돌아간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러면서 또 복이 많은, 덕을 많이 쌓은 사람들이라고 덕담을.


호기심많은 부자는 관광객을 위해 준비된 망원경으로 설산을 더 가까이 들여다본다. 또또 쓸데없이 돈 낭비한다 잔소리하던 나도 망원경에 보이는 설산이 너무 가까워 핸드폰에 대고 한번 찍어봤다.



7,8월에는 비가 자주 오기 때문에 관광객이 많지 않기 때문일까, 침대에 누워서도 이렇게 창문을 통해 설산을 볼 수 있는 숙소를 이틀 묵는데 한국돈 5만원에 예약했다는 남편! 약간 하수구 냄새가 나는 듯도 하지만 여기까지 오면서 다녀왔던 화장실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니(물론 여기까지는 속으로만 혼잣말ㅎㅎ) 잘했다고, 훌륭하다고 엉덩이 두들기며 칭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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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가까운 총칭(重庆)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뭐든지 고추를 마구 집어넣는 지방의 음식이니 특별히 매운 것을 못먹는 아이를 위해 부탁했건만 꼬맹이가 먹을 수 있는 건 볶음밥뿐. 그래도 저렇게 창문 밖으로 보이는 설산을 빽으로 가진 식당이니 용서해 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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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먹고 혹시나 노을진 설산을 볼 수 있을까싶어 옥상에 올라가서 좀 기다려보다 포기하고 내려왔는데, 방에 돌아와서 본 설산은 그새 이렇게 변해 있었다!!! 구름이 바로 손에 잡힐 듯한 해발 3,400미터 높이에서 신선이 된듯한 기분으로 기분좋게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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