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과 추천을 넘어서는 쿠팡의 전략적 지배력

쿠팡 데이터의 전략적 활용 프레임을 논하다

Oct 20. 2025 brunch_membership's

눈을 감아야 분명히 보이는 세계가 있다. 눈을 뜨고 있으면 흐릿해 보이는 세계가, 지그시 눈을 감을 때 또렷해지는 것이다. 눈을 뜨고 있으면 오히려 보이지 않는 데이터의 흐름이, 시선을 닫으면 마침내 마음속에서 보다 선명해진다. 비단 쿠팡 앱에 남은 수많은 주문의 지문과 눌린 검색의 자취를 확인하지 않아도, 이 보이지 않는 데이터의 세계는 검색이라는 하나의 예술 행위를 통해 마침내 세상 앞에 자신의 모습을 완연히 드러낸다. 이 과정에는 '물류'라는 동행이 함께 한다. 이 모든 흐름은 시작점부터 물류를 통해 도착지점까지 한 번에 연결된다. 알면 알수록 신비로운 데이터 세계는 보기보다 광대하여 이해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을 요한다. 그렇다면 데이터의 시작과 끝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형상화할 수 있는 것일까?

그 시작은 고객이 모바일 화면에 접속 후 무심코 스크롤을 내리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내 머릿속 한편을 가득 채운 구매 욕구가 나를 지배하기 시작할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열 손가락은 바삐 움직이고 모바일 화면상에 위시 리스트는 증가한다. 클릭하는 순간, 가장 사소해 보였던 행위 하나가 앞으로 전개될 모든 과정의 단초가 되어버린다. 추상적인 욕구는 검색이라는 실제적 행동을 통해 결제 이행의 현실 세계로 일순간 넘어간다. 쿠팡의 원터치 결제를 통해, 수초 만에 구매가 끝나면 몇 시간 안에 현관 앞에 내가 주문한 물품이 당도한다. 전국 10km 이내 쿠팡의 손길이 닿는 곳은 현재 70%를 넘어섰다. 예전에는 상상 속에 머무르던 마술과 같은 현실이 이젠 날마다 내 눈앞에서 실현되고 있다. 구매 후 몇 시간 내에 물건이 도착하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수순이 되어 버린 초고속 기술 시대에 우리 모두 살고 있다.

데이터의 전략적 지배력은 단순히 미래를 확률적으로 예측하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알고리즘은 최적화 작업을 통해 그 어느 경쟁사보다 구조적으로 뛰어난 비용 우위를 점하고, 최고의 고객 경험을 창출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데이터 과학은 수익 창출 센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며 세상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꾸고 있다. 쿠팡의 데이터 지배력(Data Dominance)은 기존의 예측(Prediction)과 추천(Recommendation)이라는 전통적인 활용 범주를 크게 벗어나 쿠팡의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시켰다. 이는 지난 수년간 이커머스 생태계에서 절대 강자 자리를 차지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력이 되었다.

예측은 단기적인 결과 예측 및 고객 개인화에 중점을 두지만, 장기적인 추세를 예측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대표적인 인공지능 기술 중에 하나인 협업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이 사용되는 추천 단계에서는 사용자의 행동 패턴이나 선호도를 기반으로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타인의 행동 역시 분석하고 또 다른 상품에 이 방법론을 적용하여 새로운 상품이나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술을 뜻한다. 바로 가정(Assumption) 기반의 접근법인 것이다. 수요 예측, 재고 관리, 매출 등이 이런 예측을 토대로 만들어진다. 개인화 작업을 통해 고객 경험과 판매 효율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하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최적의 행동 패턴을 학습하는 강화 학습(RL), 정책 변경 시 그 효과를 엄밀하게 검증하고자 하는 인과 추론(Casual Inference), 대규모 머신러닝 모델의 안정적인 관리를 보장하기 위한 MLOps 플랫폼 구축 등이 총동원된다. 쿠팡의 다이내믹 프라이싱 정책이나 물류 입고 프로세스 최적화 작업등이 바로 이 단계에서 진행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