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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인자'에게 묻다_68g 인생

서평, 삶은 도서관 by 이인자 작가

by 아헤브


하늘에는 성부, 성자, 성령이 머물고,

땅에는 포도송이, 인자, 선율이 숨 쉰다.

신성을 지닌 신이 영원히 무소부재하다면,
인성을 지닌 포도송이 인자 선율 작가는

제한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만 존재하면서,

그의 창작을 통해 영원토록 이 땅에 머무르는

시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편재(遍在)할 수밖에 없는 존재인

인간의 끝은 이미 정해져 있으나,

그의 창작의 시도는 끝이 없는 것이다.


그녀의 신간, 『삶은 도서관』은 이미 여러 공공 도서관과 개인 서가에 비치되기 시작했다.
출간 이틀 만에 중쇄에 돌입한 그녀의 책은 현재 절찬리 판매 중이며,

전자책이나 종이 필사본으로 다시 태어나, 태블릿과 노트 위에 자신의 이야기를 새길 것이다.

이제 『삶은 도서관』은 지구상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확장의 속도는 예측 불허이지만,

생각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전개될 것이다.


거리에는 교통 신호 체계가 있는 것처럼, 도서관에는 도서 분류 체계가 있다. KDC(한국십진분류법) 기준으로 041은 한국어 수필집을 포괄하는 분류기호다. 도서관 책이니만큼 정확도를 떠나 나만의 방식으로 그녀의 신간에 해당되는 분류 기호를 정해보았다.


041.I66 72 (수필집. 이인자, 72년생)


한국어 수필집으로 분류되는 도서관 에세이, 72년 생 이인자 작가의 『삶은 도서관』의 분류기호다.


도서관 서가 안쪽에서 써 내려간 『삶은 도서관』은 오랜 역사의 물줄기를 따라 계속 그 존재를 지켜나갈 것이다. 그녀가 지은 모든 세부 목차에는 진한 유머가 숨겨져 있다. 그녀가 얼마나 유쾌한 인물인지 알아차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다. 유머가 빠지면 입맛이 떨어져 저녁도 안 먹을 것 같은 그녀의 글맛에 빠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이미 그녀의 브런치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배꼽을 잡고 웃게 된다. 똥 이야기도 나오고, 방귀, 양말, 심지어 토하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식사 전후에는 조심해야 할 책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책 읽는 금지 시간이 있는 책이 처음으로 나왔다. 식사 전후에는 읽지 않기를 바란다.


인자 작가는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한다.

"나는 누군가의 삶의 서사를 대출해 주는 사람이다." 지난 6년 동안 그녀는 도서관을 방문하는 모든 인생을 허투루 보지 않았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서사에 귀를 기울이고자 했다. 안티에이징이 신조어가 된 지 그리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인자 작가는 최근 ‘프라이드 에이징’이라는 신조어를 들고 나왔다. 깊어져가는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는 고민 끝에 마침내 만들어낸 용어다. 프라이드 에이징, 단어에 맛이 느껴진다. 단어를 읽는데 내 자존감이 올라가는 것 같다.


유한한 인간의 존재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몸의 시시콜콜한 배설물이다.
이 책은 우리의 몸을 이용하여 우리 삶이 더 특별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방귀를 뀌는 과학적 원리나 도서관에서 책을 찾지 못하는 이유를 깨닫게끔 한다.
뒷산 약수터 물 뜨는 광경을 오버랩시켜 준다. 책을 읽다 보면 모든 시시콜콜한 순간이 특별해진다.

시시콜콜한 인생 이야기,

별로 특별할 것도 없고, 누군가 크게 주목하지도 않는 우리네 사는 이야기

그 자잘한 이야기들이 모여 하나의 드라마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보여준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고 싶다면 넷플릭스를 켜면 되지만,
『슬기로운 인생생활』을 알고 싶다면 도서관 서가 안쪽에 자리한, 인자 작가를 찾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정리를 해보자. 우리는 모두 특별하다. 세상의 그릇된 가치관과 세계관이 우리의 정신을 갉아먹으려 발버둥 치더라도, 우리 모두는 여전히 소중하고 의미 있는 존재다.『삶은 도서관』을 읽으며 우리는 그 사실을 차츰 깨닫게 된다.


만약 우리의 삶이 달걀이라면, 그 속에는 빛나는 ‘삶은 왕란(68g)’이 들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삶은 찬란이라고 하는 편이 더욱 적절할 지도 모른다. 더 궁금하다면, 이제 한 손에 『삶은 도서관』을 쥐고, 다른 한 손에는 훈제 왕란을 쥐어보길..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삶은 도서관이다.


인생이란 오 배열의 '오'자를 빼나가는 과정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8354820

(포도송이 인자 선율 모두 작가님을 통칭하는 필명 모음입니다)


인자 작가님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선율 작가님도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포도송이 작가님이 정말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보다 먼저 세상에 책을 내놓은 분들이 모두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분을 소개해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예비 출간 작가님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2025.11.21일 저녁 6시 반


아헤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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