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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먹을 각오로 하는 자랑

-'더 글로리'와 나의 공통점은?

by 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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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로리.jpg 출처: 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단 하루도 잊어본 적이 없어. 어떤 증오는 그리움을 닮아서 멈출 수가 없거든.”

“사과하지 마. 사과받자고 10대도, 20대도, 30대도 다 걸었을까. 넌 벌 받아야지. 신이 널 도우면 형벌, 신이 날 도우면 천벌”

“존엄이라곤 없는 이미 더없이 폐허죠. 그러니까 돌아가요. 난 분노와 악에 더 성실하고 싶거든요”


요즘 장안의 화제라는 <더 글로리>의 명대사, 다들 아시나요? 저는 아직 <더 글로리> 정주행 전이라 이 대사들을 직접 확인하진 못했지만, 그 자체로도 너무 인상적인 대사라 한 번 가져와 봤어요. 넷플릭스 코리아에서 선정했다는 <더 글로리> 명대사 10가지 중 맘에 드는 걸로요.^^




왜 뜬금없이 <더 글로리> 얘길 하냐면요, 지난주에 서울에 미팅 갔다가 생긴 에피소드 때문이에요. 욕먹을 각오로 하는 자랑이랄까요? 지난 금요일, 오랜만에 15년 가까이 함께 일하고 있는 디자인 사무실에 들렀는데, 그곳 차장님 한 분이 저한테 그러시더라고요.


"최 차장님, 혹시 <더 글로리> 보세요?"

"아니요, 아직 못 봤어요. 왜요, 차장님?

"그 드라마 볼 때마다 최 차장님 생각이 나서요. 송혜교랑 너무 닮았어요."

"어, 정말요? 그렇게 예쁜 사람이랑 닮았다고 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완전 감사합니다~ 저는 차장님이 <더 글로리> 얘기하시길래, 거기 나오는 캐릭터 중 '스튜어디스 혜정이'가 저랑 이름이 똑같아서 물어보시는 줄 알았네요."


뭐, 제 얼굴은 '미모 갑'인 송혜교 님이랑 닮았다고 하기엔 어림없는 외모지만, <더 글로리> 문동은 역의 송혜교 님과 머리 스타일이랑 얼굴형은 좀 비슷한지라 '그래서 그렇게들 보나?'하고 넘겼지요. 그 전날, 딸도 "엄마, 엄마랑 송혜교랑 완전 닮았어. <더 글로리> 보는데 자꾸 엄마 생각이 나", 이런 얘길 했었거든요. 어쨌거나 그날 너무 기분이 좋아서 남편한테 자랑을 했지 뭐예요.


"여보, 나 오늘 디자인 사무실 갔는데, 거기 차장님이 나 송혜교 닮았대."

"어휴, 넌 그걸 믿냐? 그냥 하는 말이지."

"아냐, 어제 딸도 <더 글로리> 보다가 나와서 '엄마, 엄마랑 송혜교랑 닮았어' 했다니까."

"그래? 그럼 좀 신빙성이 있는데... 딸은 빈말은 안 하니까."


헐,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딸 말만 믿는 남편이라니...

딸 얘길 안 했으면 제 얘긴 귓등으로도 안 들었을 듯요.ㅠ.ㅠ




*그동안 꽤나 끈질기게 넷플릭스 같은 OTT채널과 거리를 두고 지내다가 이번에 <더 글로리> 보려고 넷플릭스에 가입한 '스튜어디스 혜정이'와 이름이 똑같은 최혜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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