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핏 일지(2024.5.9)
1.
글을 안 쓴 지 너무 오래됐다.
올해 1월 24일에도 2023년 9월 11일에 마지막 글을 썼다고 운을 떼고 시작했는데, 4개월 정도의 주기로 글을 써야지 하고 마음을 먹게 되나 보다.
다시금 글을 쓰려고 할 때마다 언제 마지막으로 글을 썼나 돌이켜보는데, 그래서인가 비슷한 표현을 반복하게 되는 것 같다. 글쓰기에 있어서 지나친 게으름이 아닐지 반성해 본다.
여하튼 기왕 글을 쓴다면 꾸준히 지속하고 싶다. 작심삼일 정도는 해봐야지 않겠나. 그리고 매일같이 하는 일에서 소재를 찾는 게 습관을 만드는 데에도 좋을 것 같아서 그날 그날의 와드(WOD; Workout of the Day)를 글감으로 쓰려고 한다.
2.
이전에도 크로스핏 일지를 쓰려고 노력했던 적이 있다. 그때는 와드가 어떤지 소개하고, 와드를 하면서 어떤 느낌이었는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그야말로 운동 자체에 빠져서 골몰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글을 쓰는 일도 나쁘진 않았지만, 이번에는 말 그대로 여러 가지 소재로 뻗어나가 보면 어떨까 싶다. 오늘 와드는 이러했다.
2024년 5월 9일 목요일의 와드
"Rush 117"
EMOM x 20
Odd : 10 Wall Ball Shot (20/14)
Even : 3 Squat Clean & Jerk (155/115)
막상 와드를 보니, 뭘 써야 좋을지 떠오르는 게 없었다. 어렵사리 떠올린 건 20초라는 시간도 결코 짧지 않다는 것이다.
3.
와드 자체는 간단했다. 1분마다 홀수 라운드에 메디신 볼을 던지고, 짝수 라운드에 스쿼트 클린과 저크를 번갈아 수행하는 EMOM 방식의 와드.
20초 안에 동작을 끝내야만 40초 동안 호흡을 가다듬고 그다음 라운드를 무사히 끝낼 수 있다.
만약 메디신 볼을 10개보다 더 많이 던져야 했거나, 바벨 무게가 155보다 더 무겁거나, 혹은 클린 앤 저크 횟수가 더 많았다면 완주가 힘들었을 것 같다.
20초라는 시간이 짧은 것 같지만, 결코 짧지 않다. 20초면 사람을 녹초로 만들기에는 충분하다. 긴 시간의 운동이 당연히 운동량 자체는 많을 수 있겠지만, 운동의 밀도는 순간순간을 어떻게 채워나가느냐에 달려있다.
나는 얼마나 집중해서 이 동작들을 수행했을까. 문득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게 된다.
순간순간에도 집중해서 살고 싶다는 뻔하디 뻔한 다짐을 해보면서, 괜한 소리를 늘어놓느니 이 글을 슬슬 마무리하는 게 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