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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템포 Feb 03. 2024

5년 만의 치앙마이와 단상

지금 이 순간을 살기

요가와 마사지를 받으며 든 생각은 '내 머릿속은 쉬지 않는구나'였다. 요가를 할 때에도 근육이 찢어질 것만 같은 찰나를 제외하고는 온갖 미래 과거를 오가는 생각으로 가득 차있었다. 특히 헤드셋을 끼지 않고 걷기로 다짐한 이후로 음악 없이 걷게 되었는데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사이에 어지러울 정도로 머릿속에서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가까이는 어떤 카페를 갈까부터, 멀리는 돌아간 이후에는 어떤 일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 와 같이 몸은 여기에 있는데 생각은 과거와 미래를 오가느라 바빴다. 일정 사이에 시간이 남기도하고, 많이 걷고 싶어서 40분 정도를 걸었다. 떠오르는 대로 막지 않고 생각을 하다 보니 대부분의 생각들이 지금 현재 해결할 수 없으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들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치앙마이에 귀한 돈과 시간을 들여왔는데 왜 돌아간 이후를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지? 시간이 너무 아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생각을 가다듬어 보았다.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은 이리저리 생각이 튀어나오더라도 집요하게 꼬리를 물어보기로 했다. 가령 나는 어떤 것들에 취약하고, 어떤 것들을 좋아하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와 같은 것들. 그리고 어김없이 잡념들이 끼어들 때는 온몸 구석구석으로 관심을 집중해 봤다. 걷고 있는 발바닥이라던가 평소에는 몸에 있는지도 모르는 팔꿈치라던가 하는 곳들. 오토바이 소리에도 집중해 보고 치앙마이의 2월 냄새도 기억해보려 하니 정신없던 마음이 조금은 현재에 머무르는 듯했다. 


늘 바삐 움직이던 생각들이 단숨에 지금을 살 수는 없겠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지금 이 순간에 더욱 몰입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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