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의 삶을 통해 바라본 후회)
“어르신, 돌아가신 남편분에게 하실 말씀 있으세요?”
“이승에서 44년동안 아팠으니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마세요. 영감 아파서 저 많이 힘들었으니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면 영감이 나를 많이 위로해 줘요.” 하며 눈물을 흘리셨다.
“어르신, 큰 따님에게 하실 말씀은요?”
“○○야, 내 딸로 태어나 주어서 고맙다. 변변치 않은 부모 만나 너도 고생 많았지? 형편이 어려워 너 하고 싶은 공부 뒷바라지 못한 것이 한이 된다. 그래도 너가 있어 언제나 든든했다. 다음생에도 내 딸로 태어나 주렴. 늘 고마웠다.”
“어르신, 85년 사시면서 후회되는 것이 있는지요?”
“...................”
무엇을 가장 후회하세요? 우리는 문뜩문뜩 후회를 하고 산다.
나 또한 55살 중년이 되고 보니 온통 후회 투성이다.
후회(後悔)의 사전적 정의는 ‘이전에 자신이 내린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고 느끼는 감정이다.’ 라고 정의하고 있다.
2024년 하반기 어르신을 대상으로 자서전쓰기 사업을 하고 있다. 2018년 8명의 중년이 참여한 자서전쓰기 사업에 멘토를 했었다. 나 또한 중년이기에 공감하는 것이 많았다. 도전과 응전, 성공과 실패, 사랑과 이별 이런 것들이 주요 주제였다. 중년의 참가자들은 후회도 있었지만 재도약을 꿈꾸기도 하였다. 자서전의 주제는 주로 생활과 관련되는 것들이었다.
얼마전 70대 중반에서 80대 후반의 어르신 15분을 대상으로 자서전쓰기 사업에 멘토를 하고 있다. 한국전쟁을 겪으신 분들부터 한국전쟁 이후 치열하게 살아온 어르신들은 생과 사를 이야기하셨다.
글을 모르시는 분이 있어 인터뷰를 통해 진행하기도 한다. 인터뷰를 하면서 어르신도 울고 나도 우는 경우가 있다. 눈물 흘리시며 나에게 쏟아낸 어르신들의 그 후회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나의 부모님, 우리의 부모님 이야기고 후회다.
1시간 동안 진행하는 인터뷰를 5회 정도 하면서 가슴으로 배운다. 생과 사의 길을 걸어오신 어르신들의 그 삶을 우리가 단 1시간 만이라도 경청해 드린다면 그분들의 후회를 많이 줄이지 않을까?
“고맙소, 어느 누가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이렇게 들어 준단 말이오. 선생님이 처음이오. 내 아들에게도 하지 못했고, 내 남편에게도 못했소. 속이 다 후련해요”
우리나라를 일구어 오신 어르신들의 삶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후회라는 주제로...
(다음편에 계속하여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