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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쓴 Sep 16. 2020

[런데이 7주 차] 근육통에 시달리다.

7주 차 두 번째 운동은 12분을 두 번 달린다. 중간에 딱 한번 3분을 걷는다. 달린 날은 '조금 힘들다' 정도의 감각이었는데 다음날 끔찍한 근육통에 시달렸다. 한라산 8시간 정상 등반을 한 다음날 시달렸던 근육통을 2위로 만들 만큼 심했다. 몸을 좌로 나눠서 오른쪽 전체만 근육통이 심했다. 자는 사이 내 오른쪽을 뭔가 크게 치고 지나간 게 아닌가 싶었다.

고통 속에 있자니 마지막 4분이 남았을 때 꽤나 헉헉 거리며 무리하게 달렸다는 생각. 달릴 때 오른쪽 운동화가 헐거웠던 기억이 떠올랐다. 운동을 마치고 스트레칭을 꼼꼼히 했다면 괜찮았을까. 무엇이 잘못됐는지 반성하게 되는 고통이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몰랐던 너의 근육이 여기 있었다는 걸 각인하듯 저릿했다. 인생에 최고치 근육통은 3일 동안 이어졌다. 사람들이 왜 근육통 약을 먹는지 알 것 같았다.


세 번째 운동을 하는 날. 운동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을 했다. 아직 근육통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달리면 무리하는 걸까. 나쁠까. 또 아프면 어쩌지. 염려가 앞섰다. 게다가 그날은 15분을 달려야 했다. '천천히 뛰어보다가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지.' 싶은 생각으로 얼마 전에 한 후회들을 복기하며 운동화 끊을 단단히 묶고 스트레칭도 꼼꼼히 한 후 밖으로 나왔다.

낮은 페이스를 유지한 덕분인지 첫 번째 15분 달리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천천히 달리다 보니 뭉쳐있던 근육도 천천히 풀렸다. 두 번째 달리기 5분이 지나고부터 힘들었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을 만큼, 멈출 만큼 힘들지도 않았다. 다만 더 속도를 낮췄다. 마지막에는 거의 걷는 속도처럼 최대한 속도를 낮춰서 뛰었다. 속도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15분을 달렸다.


6주 동안 달리기를 하면서 약간은 거만해졌는지도 모르겠다. 해보니 별거 아니네. 할만하다.

그런 무의식이 만들어 낸 방심이 기다렸다는 듯 나의 뒤통수를 크게 치고 갔다. 3일간의 자만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했다. 어쨌든 달리는 운동이고 방심하면 다칠 수 있다. 그 뒤로 운동화를 꼼꼼히 체크하고 아무리 바빠도 마무리 스트레칭은 꼭 챙겨서 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리하지 않게 달렸다.


15분을 달리는 사람이 되었다. 10 페이스라면 1.5km를 달릴 수 있는 시간이다. 마지막 주가 남았다. 과연 30분 동안 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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