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나에게 남자냐 여자냐 묻는 사람들이, 정말 내 성별이 궁금해서 묻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내가 여자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내 모습이 정말 키 작은 남자로 보였다면 그런 무례한 질문을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했을 거다. 어라, 넌 여자인데 머리가 짧네? 평범하지 않아. 너는 잘못됐어. 왜 너 혼자 그러고 돌아다니냐. 너 진짜 이상하게 보여. 질문에 가려진 그들의 본심을 내가 모를 리 없다.
대한민국에서 내 이름으로 된 책상 하나 갖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학생 땐 널리고 널린 게 책상이었고 싫으나 좋으나 짐을 두고 앉을 자리가 있었는데, 그토록 지긋지긋했던 내 책상 하나를 얻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해야만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