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접종을 끝냈다.(2)
1월 29일 2시
정확히 나는 COVID-19 이차 접종을 끝낸 후 일차 때와 마찬가지로 15분 대기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지난번처럼 팔은 은근히 아니 지난번보다 더 많이 아려온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이 이건가?'
'별로 심하지 않네.'
'아니, 참, 내일까지 기다려봐야 한다고 했지.'
나는 가족들에게 왼팔 근처는 오지도 말라고 경고를 하고 별 이상 없이 잠에 들었다.
늘 그렇듯, 이른 출근을 해서 커피를 마시고 usual Thursday를 시작했다.
오늘은 Face lift suregry.
별로 내가 할 것이 없는 간단하지만 4시간 정도 소요되는 긴 수술이다.
오전 10시쯤, 정확히 20시간 후
춥다.
'어? 왜 이러지?'
몸이 떨려오기 시작한다. 몸이 뜨거워지는 것 같기도 하다.
앉아있던 몸을 일으키니 뻐근하다.
'젠장'
사람들이 말하던 그 감기 같다던 그 이상 증상이 분명하다.
체온을 측정했지만 정상이다.
'아닌데, 열이 나는 것 같은데'
약을 먹을까 잠깐 고민을 했지만, 무슨 배포인지 온몸으로 이 모든 사태를 감당해보고 싶었다.
주변 사람에게 얼굴이 빨간지 물어본다. 환자를 위한 담요도 하나 어깨에 걸쳐본다.
오늘은 간호사가 부족해서 agency에서 간호사까지 부른 날이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다른 수술방 간호사들을 보면서 비교적 한가한 나는 오늘은 내가 이 방을 끝내야 함을 직감했다.
'아무도 없네. 그래, 뭐. 끝내고 집에 가서 쉬자.'
점심을 먹고 2시 반쯤 모든 수술이 끝이 나고, 나는 charge nurse를 찾아갔다.
"내가 몸이 안 좋아. 내 방이 끝났으니 이제 집에 갈래"
"왜?"
"어제 백신을 맞았잖아. 기억할지 모르지만."
"어떻게 아프니? HR에 보고 해야 돼"
"오한에 열이 쪼금 나는 것 같은데 아직은 정상이야. 피곤하고 온 몸이 쑤셔."
"그래? 그럼 지금 집에 가고, 혹시 내일 금요일인데 내일도 쉴래?"
"어? 그래도 돼? 고마워"
나는 속으로 '앗싸', 오래간만에 긴 주말을 보낸다는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아파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온몸이 누군가가 밟는 것 같다.
춥기는 또 왜 이렇게 추운 건지 열이 오르려는 게 분명하다.
101.2도
'와, 나도 똑같구나, 이 작은 백신 앞에 누구도 불사조가 될 수는 없구나.'
'그래, 잘 먹고 잘 쉬면 금방 낫겠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두어 시간 잠이 들었다.
남편이 밥 먹고 약을 먹으라고 깨운다.
입맛은 없지만 간단하게 몇 숟가락 뜬 후 해열제를 먹었다.
약간 high dosage로
다시 잠에 빠져든다.
'왜 이렇게 피곤하고 잠이 오지'
늘 그렇듯 습관이 무섭지.
출근하지 않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5시에 눈이 떠진다.
몸이 가볍다.
'뭐야, 이렇게 끝나는 거야?'
거짓말처럼 모든 이상 증상이 사라졌다.
'이렇게 간단하게?'
심하게 앓고 난 후에 찾아오는 상쾌함을 겪어 본 이들은 알 것이다.
'어제 내가 아팠던 게 맞아?'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컴퓨터 앞에 앉는다.
사람들이 조금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백신 접종에 대해 알려주고 싶다.
언니에게도 톡을 한다.
"언니야, 2차 접종은 진짜 아프네, 근데 딱 하루"
이렇게 감기처럼 앓고 나면 내 몸속에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는 고마운 항체들이 생겨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