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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기 May 07. 2021

결혼인지 동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동거를 시작 전 가족들의 반대와 주변의 시선이 그리 좋지 않았다.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은 "동거하다가 헤어지면 어떡하게?" 벌써 헤어질 생각에 불안하다면 동거를 안 하는 게 맞다. 나도 아예 불안하지 않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현재보다 더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그 불안을 잡았다.

그리고 기억에 가장 남는 말은 "결혼하고 싸우는 거랑 동거하면서 싸우는 건 달라." 해석을 다시 해보면 결혼은 무겁고 동거는 가볍다는 말이었다. 뭐가 됐든 가벼운 결정은 없다. "한번 결혼해보지 뭐." 라며 결혼하는 게 아닌 거처럼 "한번 같이 살아보지 뭐."가 아니라는 것.

마지막 무서웠던 말은 "동거하다가 싫으면 헤어지지만 결혼하면 싫어도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하거든." 하루라고 빨리 퇴사하고 싶은데 연봉 계약했으니까 퇴사를 못한다는 말 같다. 지옥이다.. 저 논리대로라면 차라리 동거하다 헤어지는 게 낫겠다.

난 결국 결혼이 아닌 동거를 택했고, 창원살이 중이다. 같이 지내며 일은 하고 싶은데 "결혼하고 싶다."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결혼.. 정확히는 결혼식, 불편하게만 느껴진다.


결혼이든 동거든 뭐가 되었든 존중한다. 그렇게 해서 전보다 인생이 좋아졌다면 그걸로 된 거다.


옛날보다 동거의 시선이 좋아지긴 한 거 같지만 그래도 그리 좋지는 않다. 친구들은 "도저히 네가 이해가 안 간다." "서울이면 서울이지 굳이 창원을?" 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했다. 그렇다고 서울에 있다고 나에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난 변화를 원했으니까 창원살이를 택한 것! 서울에서 인생의 3분의 1 정도 살았으니 타지에서 사는 것도 하나의 경험이지, 재밌게 인생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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