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쉬워 보이나요?

by 띰썬

누가 그랬다.

뭔가를 쉽게 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그 일이 진짜 쉬워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그 일에 능숙해서라는 것.


직접 해보기 전까진 쉽내 어쩌내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몸소 배우는 요즘이다.


한창 여행 유튜버가 유행이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아, 나도 회사 때려치고 여행 유튜버'나'해?"라고 말했다.


근데 그거 진짜 쉽지 않은거다.

해보면 안다.

여행 가서 맛있는거 먹고 구경하기도 바빠죽겠는데

그거 영상으로 죄다 찍어야 한다.

보통 일 아니다.

갔다 와서도 잘 나온 영상 분류해야한다.

또 편집도 해줘야한다.

영상 보는거야 쉽지만, 그거 만들려면 되게 힘들다.

잘 나온 영상 선별해야하지, 편집해야하지, 자막 달아야하지, 효과 넣어줘야하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을 보기만 할 땐 잘 모르니까

그렇게 쉽게 말이 나오는 것이다. 나도 함 해봐?


인터넷 쇼핑몰 사진 촬영 하는 것도

"놀러가서 옷 예쁘게 찍고 놀다 오는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근데 이것도 보통 일 아니다.


옷 여러벌 갈아입으려면 캐리어에 옷 꽉 채워서 담아가야하지, 그거 들고 이동해야하지, 코디는 뭐 입을지 정리해야하지, 사진 찍을때마다 옷 갈아입어야하지...

상품이 돋보이면서도 사고 싶어지는 사진 포즈 연출해야하지, 사진 편집 해야 되지, 상세 페이지도 만들어야 하고...

장소 물색해야 하고, 소품 준비해야하고, 사진 셀렉해야하고, 결과물 SNS에 편집해서 올려야 하고...

그냥 예쁜 포즈 몇 개 취해서 될 일 아니라는 거다.


'아 저런건 나도 할 수 있지' 라는 말엔

'그래 어디 한 번 해봐요'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

많은 노력들이 숨어있다.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뭐든지.


그러니까,

남이 하는 일에 대해

쉽게 말하면 안되는 거다.

새삼스럽게 또 배웠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8화보이스피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