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소장 Jun 19. 2024

(-)의 쉼,(+)의 쉼

건축가의 글쓰기

당신은 어떻게 쉬나요?


쉼과 휴식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면 우리는 멈춰서 생각을 하거나, 일에서 손을 놓거나, 멍때리거나 하는 무엇인가에서 벗어나고 빼는 것을 생각한다. 빼는 것에는 일이나 바쁨, 일상을 벗어나는 그런 것들.  영화를 보면서 쉬는 사람도 영화에 집중하는 그 시간동안은 현실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는 것 처럼 말이다.


나도 그런 부류중의 하나다. 내가 백일 금주의 글을 쓰면서 술을 마시는 주된 이유가 쉬고 싶은데 쉬는 방법을 몰라서, 컴퓨터의 전원을 끄듯이 이성적인 사고를 멈추기 위해 술이라는 매체를 이용한다는 표현을 썼었다.  



어제는 한 강연장에서 ‘플러스의 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플러스의 쉼은 쉬는 것에 대한 정의를 다르게 한다.  쉴때 뭔가 안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정리하고 좋아하는 것으로 채운 다는 것이다.삶의 균형을 이루는 요소를 더 해서 쉼이라는 정적인 상태를 만든다는 말이었는데, 내가 가장 흥미롭게 본 부분은 플러스 쉼으로 ‘자신의 그릇을 넓힌다’는 표현이다. 


사람은 모두 자기만의 그릇이 있다고 하는데, 그 그릇의 한계에 도달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능력이나 한계치와 비슷한 말이다. 그래서 한계에 도달하거 같을 때 우리는 쉼을 찾는다. 나의 그릇에 넘치게 들어있는 요소를 빼야 넣을 자리가 생기니까. 그것만이 답이라고 생각했나보다.  자신의 그릇의 한계에 도달했다면 그릇을 넓히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고 말이다. 


외국의 회사에 다닐 때, 인사평가를 받는데 나에게 ‘you have a lot ROOM to grow’라는 말을 하였다. 칭찬인지 아닌지 아리송한 말이었지만 결론적으로는 내가 회사에서 원하는 성취를 이루지 못했다는 , 부족하다는 의미였다. 원어 그대로 해석하면 ‘당신은 성장할 공간이 많다’는 말이니까.  


우리는 누군가를 표현할 때, 성취를 못 이뤘다는 말로 현재의 상태만 표현을 한다. 그 말은 마치 ‘너의 성장은 거기까지’라고 낙인을 찍는 것 같다.  내가 위에 언급한 회사에서 원하는 자리 협상을 받지 못했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던 것은 현재의 내가 아닌 나의 그릇 자체를 봐준 것 같았기 때문이다. ‘너는 그릇이 크니 어서 성장해서 다음 평가에서는 좋은 것을 보여주면 좋겠어’ 라고 느꼈다는.  그게 사실이든 아닌든 그렇게 믿었고 다음평가에서는 원하는 성취도를 보여줄 수 있었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고 도망가고 싶고 나의 그릇이 찰랑찰랑 할 때까지 채우는 것에만 바쁘다.  그 사이사이에 나의 그릇 자체를 넓히는 쉼이 필요하다. 플러스의 쉼과 자신의 그릇을 넓힌다는 표현이 너무나 공간적인 표현이라 글을 쓰는 것은 맞다.  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플러스의 쉼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전글 적정건축이라는 단어를 찾기까지-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