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세계였다.
어느 세상에서 내가 속한 조직으로 들어가려면
납작 엎드려야 겨우 통과할 수 있을 법한
작은 돌 문을 두드려야만 했다.
그래서 여느 날과 다름없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고자 했던 나는 왠지 모르게 되려 외부인 취급을 받게 되었다.
입구가 잘못된 것 같다고 돌려달라는데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았다. 높은 곳에 날 가두고, 시험에 들게 하고, 끊임없이 나를 외부인이라 단정 짓고 굴복시키려고 하는 마음들 뿐이었다.
내가 외부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라고 했지만 무슨 말을 해도 나를 믿지 않았기에, 나는 내 손에 쥐어진 약 1분가량의 통화 테이프를 내 귀에 붙이고 한 줄기 희망으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건 상대는 조직의 대표였다.
수신이 나빠도 전화는 연결이 되었고 황당할 법한 내 이야기를 그래도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황당한 상황 속에서도 위안이 되었다.
통화를 마치고 나서 사용이 다 된 통화 테이프를 소중히 쥐고 나를 믿지 않던 이들에게 건넸다. 그제야 그들은 나의 신원을 믿어주는 듯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설마하니 대표에게 전화를 할 줄은 생각도 못 한 듯싶었다.
그들은 나를 돌려보내 주었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들은 나를 나의 현재 시점이 아닌
5년 전의 과거로 보내 버렸다. 평행세계였지만 5년을 다시 살아야만 현재에 도달할 수 있게 해 버린 것이다.
나는 5년 전이 아닌 현재를 원했다.
5년을 다시 살아내는 것도 버거웠고 무엇보다
내가 5년을 살아내는 동안 현재의 가족들에게 비춰질 나의 부재가 너무나도 두렵고 싫었다.
꿈에서 깨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현재에 아쉬운 점이 있어서 시간을 되돌려서라도 고치고 싶은 게 있어서 꿈속에서 결국 5년 전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 아닌가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