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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줍음 Jul 26. 2023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취득한 3개의 자격증

세상을 향한 딸기엄마의 시야와 행동반경 넓히기

<8>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취득한 3개의 자격증


풍선장식가는 약 2년, 리본공예 강사활동은 1년 반을 했다. 운이 좋게 자격증을 취득하자마자,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고정적인 활동처를 갖긴 했지만, 뭔가 아쉽고 부족했다. 풍선장식가로 활동하기 위해 풍선디자인이 들어간 명함도 자체 제작했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풍선장식가랑 리본공예 수업은 기껏해야 한 달에 서너 번? 어쩌다 발생하는 이벤트성 일자리였다. 그리고 뭔가 몸으로, 기능적으로 하는 일이다 보니 지적인 자극이나 충족감이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그러던 중 집 근처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게 되었다. 한 학기 과정으로 운영되며, 매주 정해진 요일에 수업을 듣는 방식이었다. 나는 '바로 이거다' 싶었다. 거기엔 P문화센터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강좌가 있었다. 한 학기 과정을 마치고 나면 자격시험에 응시하여 사단법인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었다. 나는 그중에서도 ’ 독서지도사‘와 ’ 논술지도사‘ 과정을 고민하다가 논술지도사 과정을 신청하였다.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논술지도사 과정을 수강하기 위해 둘째를 어딘가에 맡겨야 했다. 집 근처에서 가깝고, 믿을 수 있는 곳. 그러면서도 원비가 저렴한 곳이어야 했다. 나는 알아보던 중, 아파트 엄마들의 추천으로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교회 부설 선교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설도 깨끗하고, 4살 반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도 너무 예쁘고 착한 인상이었다.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예뻐하시는 것 같았다. '이곳이라면, 이 선생님이라면 내 아이를 믿고 맡겨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2005년 9월, 나에게는 동시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D한정식 뷔페 풍선장식을 전속으로 담당하게 되었고, 의왕에 있는 B중학교에 한 달에 2번 리본공예 수업을 가게 되었다. 풍선재료 구입이나 헬륨 충전은 수원지동에 있는 샵으로 갔다. 리본 재료나 부속 악세사리 등은 인터넷 몰에서 구입하고, 실물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서울 동대문 재료상가에 가서 구입했다. 디자인 시안을 그리거나 샘플을 제작하며 준비하는 시간도 있었지만, 기껏해야 한 달에 서너 번 정도 있는 일이었다. 나는 일을 하고 준비하는 시간 외에도 나의 잡(Job)과 미래를 위해 의미 있게 활용하고 준비하고 싶었다.     

 

논술지도사 수업을 들으러 가는 날 아침은 유난히 분주하고 바빴다. 두 아이를 씻기고 먹여야 했고, 나도 씻고 채비하고 먹어야 했다. 정신없이 아이 둘을 챙겨 나가, 큰 아이를 먼저 미술학원에 가는 봉고차에 태웠다. 그리고는 냅다 둘째 손을 잡고 교회 선교원으로 걸어갔다. 둘째는 그 길이 엄마랑 헤어지는 길임을 알고는 가는 내내 울었다. 그렇게 한 달을 넘게 울었다. 유난히 목청이 컸던 둘째는 엄마에게 꼭 붙어 안겨서, 가는 내내 엄마의 가슴을 찢어 놓았다. 그래도 나는 꿋꿋하게 아이를 떼어놓고, 4살 반 선생님의 예쁘고 친절한 미소를 믿으며, 둘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때까지 뒤돌아서 달렸다.     


그렇게 한 학기를 공부하여, 논술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한참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란이 뜨겁던 시절이었다. 재밌게 공부를 마치고, 2006년 1학기에는 독서지도사 자격증 과정을 공부했다. 한창 나같이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 독서지도사‘라는 직업이 뜨던 시절이었다. 독서지도사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면 H회사 독서지도사로 활동할 수도 있고, 아파트 단지 내에 가맹점을 열거나 개인 공부방을 열 수도 있었다.


나처럼 아이들을 키워본 경험이 있거나 자녀교육에 관심이 있는 엄마들이, 내 아이도 케어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직업이란 생각으로 많이들 관심을 가졌었다. 같이 공부하던 언니들 중에는 나와 생각이 비슷한 언니들이 몇 명 있었고, 언니들과 의기투합하여 다음 학기에는 ’ 방과후 아동지도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기로 했다. 맞벌이를 하는 부부들이 점점 많아지고, 조손 가정도 많아지면서, 방과 후 아동 보육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대두되던 시기였다.      


2006년 12월 말, 대학교 평생교육원 마지막 학기에 공부한 ’ 방과후 아동지도사‘ 자격증은 소정의 현장실습 시간을 마쳐야만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이었다. 우리들은 교수님께서 제공해 주신 실습기관 명단을 바탕으로 각자 여기저기로 실습 나갈 곳을 알아보았다. 주로 수원시 여성회에서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나 공부방, 그 외 종교시설에서 운영하는 곳이 해당되었다. 독서지도사 과정에서 만난 L언니는 화서동에 있는 지역아동센터로, C언니는 교회부설 기관으로, 나는 고색동에 있는 공부방으로 실습을 나갔다. 작고 열악한 공부방에서 오후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옹기종기 신기한 눈빛으로 나를 맞아주었다.      


그렇게 나는 D보건대학교 평생교육원을 다니며 총 3학기에 걸쳐 3개의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했다. P문화센터를 통해 취득한 자격증은 사단법인 한국수공예기능인협회에서 인정하는 풍선아트, 리본아트, 선물포장 사범자격증이었다. D보건대학교에서 취득한 자격증은 한국대학부설평생교육원협의회에서 인정하는 논술지도사, 독서지도사, 방과후 아동지도사 자격증이었다. 대학교 4년 대졸 졸업장 외에는 자동차 운전면허증 밖에 없었던 내가, 2007년 봄이 되자, 무려 자격증이 6개나 있는 사람이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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