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기업 취업-마지막 관문, 평판조회/레퍼런스 체크
현직자가 말하는 외국계기업 - 입사 혹은 이직
서류전형, 면접전형을 거치고 나면 채용의 마지막 관문인 레퍼런스 체크를 남겨두게 됩니다. 짧게 줄여서 '레퍼 첵'이라고 통상적으로 얘기합니다. 공식적인 영문 명칭은 reference check 혹은 background check이고, 우리말로는 '평판조회' 정도가 될 수 있겠네요.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채용과정의 90%는 레퍼런스 체크를 했었습니다. 그만큼 경력직을 채용함에 있어서 레퍼런스 체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간주되는 프로세스입니다.
레퍼런스 체크 Reference check의 목적
첫째, 이력서에 기재된 내용과 면접 당시 말했던 내용들이 사실인지에 대한 검증을 위해서입니다. 회사에 대한 근무 기록은 경력증명서나 건강보험가입기록 등을 제출하게 함으로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반면 정말 과장 직책으로 근무를 했었는지, 진짜 팀원이 세 명이었는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들은 사실 확인이 불가하기 때문에 레퍼런스 체크를 통해 확인하곤 합니다.
둘째, 면접에서 지원자는 당연히 자신에 대해 좋은 말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회사는 그걸 100%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과거에 같이 일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평판을 조회합니다. 인성, 태도, 업무능력, 대인관계 등 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역들을 검증합니다.
레퍼런스 체크를 해 줄 대상을 선정하는 방식
레퍼런스 체크를 해 줄 대상을 선정하는 방식은 후보자에게 요청하는 방법과 무작위로 선정하는 방법, 이렇게 두 가지가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저한테 레퍼런스를 해 줄 사람의 연락처를 전달해 달라고 요청 받았었습니다. 제 경우 3~4개의 회사에서 근무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각각의 회사에서 한 명 정도씩의 연락처를 전달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딱 한 번, 저한테 레퍼런스 해 줄 사람의 연락처를 요청하지 않고 제가 일했던 과거 회사들의 직원들에게 무작위로 연락이 갔던 적이 있습니다.
레퍼런스 체크의 효용성을 생각한다면, 지원자에게 연락처를 요청하는 방식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지원자는 당연히 본인한테 호의적인 얘기를 해 줄 지인들의 연락처를 전달할 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이 방식을 사용하는 이유는, 인사팀에서 직접 다른 회사 직원들의 연락처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보니 레퍼런스 체크라는 프로세스는 사실 형식적인 관문으로 인식이 되곤 합니다. 지원자가 최소한의 평판 관리를 하고는 있는지 정도를 확인하는 데 의미를 둡니다. 정말 인성에 문제가 있거나 평판을 엉망으로 관리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래도 한 명씩 정도는 레퍼런스 해 줄 사람이 있을테니까요.
레퍼런스 체크를 하는 방식
크게 세 가지로 구분이 됩니다.
첫째, 채용을 담당했던 헤드헌터가 연락을 합니다.
경력직의 경우 헤드헌터를 통해 채용과정을 진행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이 경우, 대부분 회사는 헤드헌터에게 레퍼런스 체크까지 진행을 하게 합니다. 지원자는 헤드헌터한테 지인들의 연락처를 전달하고, 헤드헌터는 회사로부터 요청받은 사항들에 대해서 평판조회를 진행한 후 다시 회사로 피드백을 합니다.
헤드헌터는 채용을 성공시키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직업입니다. 해당 채용 건이 레퍼런스 체크까지 왔다면, 사실상 95%는 성공했다고 봐야 합니다. 당연히 헤드헌터도 레퍼런스 체크가 채용과정의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원자가 지인들만 잘 확보하고 있다면 이 채용은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둘째, 평판조회 전문 업체를 통해 연락을 합니다.
최근에 이렇게 평판조회를 하는 회사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레퍼런스 체크라는 프로세스 자체가 지원자에게 연락처를 전달받는 방식이라면 실효성이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니즈를 파고든 레퍼런스 전문 업체들이 등장을 하기 시작했고, 일부 회사들이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이 업체들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 제가 임원 채용 건으로 레퍼런스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당연히 제가 아는 분이었고, 그 분이 제 연락처를 전달해 줬겠거니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지원자는 알지 못하는 사이, 레퍼런스 전문 업체가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저한테까지 연락을 한 경우였습니다. 나중에 그 분을 만나서 얘기해보니, 본인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열 명 넘는 레퍼런스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 경우에는 진짜 평판을 잘 관리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채용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셋째, 해당 회사의 인사팀에서 직접 연락을 합니다.
헤드헌터를 통하던, 전문 업체를 통하던 결국은 수수료가 들어갑니다. 이전 글에서 언급드렸던 것 처럼, 외국계기업은 자체 채용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고자 합니다. 레퍼런스 체크도 이런 맥락에서 인사팀 담당자가 직접 연락을 하기도 합니다.
레퍼런스 체크는 품앗이입니다, 평소에 대인관계를 잘 만들어놓아야 합니다
직장인이면서 평판관리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직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내 레퍼런스 체크를 기꺼이 해 줄 인맥 하나는 만들어 놓을려고 노력합니다.
문제는, 이직을 생각하게 되는 시점은 회사에, 혹은 회사를 구성하는 사람에게 불만이 생길때입니다. 그렇다보니 평소 좋았던 대인관계마저도 상당히 악화된 상태에서 채용과정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회사를 떠날때 일수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누구한테 어떻게 레퍼런스가 들어갈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직장생활을 5~6년 이상 하다보면, 내가 레퍼런스를 해 줄 일도 종종 생깁니다. 이 때 최선을 다해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레퍼런스는 품앗이입니다.
성공적인 레퍼런스를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레퍼런스는 보통 30분 정도 진행을 합니다. 레퍼런스 전문 업체의 경우에는 1시간까지도 진행을 합니다. 이 말인즉슨, 레퍼런스를 해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30분~1시간 정도의 시간을 따로 비워놔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 뿐 아니라, 내가 하는 피드백들이 지원자의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니 지원자는 레퍼런스 신세를 지는 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먼저 레퍼런스 전화를 갑작스럽게 하지 않도록 헤드헌터나 해당 회사와 미리 조율을 해야 합니다. 미리 약속을 해서 시간을 정하는 것이 당연한 예의입니다.
그리고 어떤 맥락으로 대답을 하면 될지에 대한 가이드를 주는 편이 좋습니다. 수 차례 면접을 진행했으니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있고, 회사가 어떤 부분을 물어볼지에 대한 감이 있을겁니다. 이 부분에 대한 얘기를 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면접 때 분석능력과 팀 관리 능력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면 레퍼런스 해 주는 분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잘 얘기해 달라고 미리 부탁을 하면 됩니다. 그러면 레퍼런스를 하는 분도 어떤 부분을 중심으로 답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죠.
레퍼런스를 끝으로 긴 채용과정이 마무리가 됩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최근의 경력직 채용 트렌드는 아래와 같습니다
서류 전형 > 채용담당자와 1차 전화 면접 >
인사팀 담당자와 직속상사와의 2차 면접 > 임원 면접 > 레퍼런스 체크
각각의 단계에 대해서 최대한 실질적인 팁을 드리기 위해 많이 고민하며 글을 작성했습니다. 현직자 입장에서, 그리고 실제로 경험한 채용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솔직하고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모쪼록 외국계기업을 목표로 하고 계시거나, 혹은 현재 채용과정을 진행하고 계시는 분들께 참고할만한 사항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글 | Max Seo
메일 | itsallyoursmax@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