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ME in a New Place
캐나다에서의 새로운 나
현재 소속 없는 나는 내가 애써 기회를 만들지 않으면 말할 일이 없고 영어가 모국어인 이 나라에서 영어 한마디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저 이 나라에 있는 것으로 영어는 늘지 않고 기회는 생기지 않으니 조금 더 적극적인 내가 되어가고 있다.
영어를 한 마디라도 더 하려고 아이 관련 일로 메일을 써야 할 때 한 문장이라도 덧붙인다. 지속적인 관계를 만들고 싶어서 커뮤니티센터 가을학기 프로그램 목록을 꼼꼼히 살펴보고 대화클럽과 북클럽에 들었다. 길을 가다 늘어선 줄이 보이면 늘 지나치곤 했던 나였지만 새로운 나는 무슨 줄이냐 물어보기도 하고 나와 상관 없지만 줄에 서있기도 한다. 대화 시작은 늘 Sorry to bother you but-
사실 나는 궁금하지 않은데 궁금한 척, 다정하지 않지만 다정한 척. 잘 웃지 않는데 잘 웃는 척한다. 먼저 말을 걸어야 대화가 이루어지니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이어나가려 애쓴다.
처음부터 기한을 정해두고 온 곳이다. 2년이 지나면 내가 태어나고 살아온 곳에서 내가 해왔던 일을 이어 해 나갈 것이다. 여기서 만난 사람들도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여기서 새롭게 만난 사람들에게 추천서를 받아 지금까지 해왔던 전공과 상관없는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사람
1년을 보내고 학위를 끝내지 않았지만 자신과 맞지 않다고 생각해 다른 나라에서의 삶을 택한 사람
한국 캐나다 그 어디든 기회가 되는대로 삶을 개척해 나간다는 사람
그들은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여전히 물음표지만, 그럼에도 자신만의 문장을 계속해서 써나가고 있었다. 나이 생계 육아 직업 등 주저하게 만드는 허들을 많이 넘어왔고 새로운 허들이 있겠지만, 쉽지 않았겠다는 나의 말에 대한 상대의 대답. But I can manage it. (그정도는 할 수 있죠)
그들을 보면서 내가 찾은 좋은 인생에 대한 답 이상의 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나의 안전지대에서 살짝 걸어 나와 새로운 상황에 발을 들이는 그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이 장소에서 새로운 나를 만들어보고 싶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고 싶다, 그래서 나중에 돌아가더라도 예전의 내가 아닌 새로운 내가 되어 살아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