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작가 with 공동체공간
은평뉴타운은 2008년 이후 그린벨트가 해제되면서 조성되었다. 그 전에는 논이나 밭, 습지가 있었다. 북한산 국립공원이 곁에 있어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계획단계부터 자연친화적으로 설계되어 아파트의 층수가 낮고 도로가 넓지 않다. 은평구 진관동에서도 물푸레 북카페가 위치해 있는 상림마을은 산으로 둘러 쌓인 마을이 생태공원을 안고 있어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독특한 정취를 가지고 있다.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함박울, 살구 활동가를 만났다.
진관동이라는 동네 자체가 독특한 것 같아요. 서울같지도 않고 지방같지도 않은 묘한 분위기가 있어요. 만약 제가 아이를 키운다면 이 동네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말씀주신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유입돼요. 새로 오시는 분들은 높은 회색 도시보다는 자연이 있는 환경을 선호하는 분들이에요. 진관동은 서울 도심과는 대기가 달라요. 기온도 1~2도 낮아서 여름에도 좀 더 선선하게 지낼 수 있어요. 대신 중심권과는 거리가 있어서 불편한 점은 있죠. 활동가인 저도 아파트 단지가 대부분인 목동에서 살다가 우연히 진관동에 와보고 ‘서울에 이렇게 환경이 좋은 곳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게 됐어요. 지인 중에 한 분도 큰 병을 얻었는데 진관동에서 요양하고 계세요. 또 이 동네 아이들은 겨울철에 썰매가 필수품이에요. 집 밖에서 그냥 탈 수 있으니까요. 진관동은 아파트단지이지만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곳이에요. 물푸레북카페는 이런 진관동에 어울리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물푸레북카페는 어떻게 생기게 되었나요?
물푸레북카페는 아파트 1층의 상가건물인데, 말씀드렸다시피 동네가 살기에는 좋지만 유동인구는 적어서 공간이 임대가 되지 않고 오랜 시간 공실로 있었어요. 100평 가까이 되는 넓은 공간에 기둥도 많아서 민간에서는 임대하려는 사람이 없었다고 해요. 당시에 다른 지역에서 서울주택공사의 지원을 받아 지역 여성을 위한 카페를 위탁해 운영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해요. 그런 사례를 바탕으로 민간 운영 주체에 위탁 방식으로 조성한 곳이 물푸레북카페예요. 마침 활동가들은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시점을 맞은 어머니들이라 육아에 전념하지 않아도 되어서 한번 해보자는 뜻이 맞았어요. 물푸레북카페의 전신은 스무살이 넘은 시민단체인 <생태보전시민모임>인데, 단체 성격이 비영리 목적이라 따로 ‘에코상상사업단이’라는 법인을 만들었고 2012년에 물푸레 북카페의 문을 연 후 2번 재위탁해서 8년째 운영하고 있어요.
물푸레라는 이름은 어떤 뜻으로 짓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물푸레북카페의 전신인 생태보존시민모임의 대표는 물푸레나무예요. 대표가 사람이 아니라 나무인 것인데요. 물푸레나무는 어디에든 가지를 꺾어 놓으면 주변을 푸르게 물들여요. 북유럽 신화에서는 하늘과 땅, 지하를 잇는 영험한 존재로 여겨요. 물푸레는 활동가들이 실천하고자 한, 지역 주민들과 나누고 싶은 자연친화적인 가치의 맥락이 담긴 상징이에요. 예를 하나 들자면 최근 들어서야 카페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규제가 시작되었잖아요? 물푸레북카페는 10여년 전부터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요.
활동하는 분들은 여기 살고 계신 분들인가요?
대부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이에요. 처음에는 은평구 생태보전 환경단체 회원인 한 엄마가 아이들을 삭막한 곳에서 키우고싶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11년이 됐는데 물푸레를 운영하는 활동가들은 1~2기를 보낸 엄마들이고, 숲동이 놀이터는 7~11기, 그러니까 아직 아이들이 어린 엄마들이 오고 계세요.
물푸레라는 공동체의 시작은 공동육아 같은 개념이네요.
활동가들이 다 엄마들이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어요. 처음부터 공동육아를 하자고 시작한 것은 아니고 유치원 다닐 나이의 또래를 키우는 엄마들이 아이들의 생태감수성을 키우자고 했어요. 일곱 가구가 시작 했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일주일에 세 번, 날씨가 최악의 조건만 아니면 산에 갔어요. 같이 노래도 하고, 책도 읽으면서 진행하다보니 엄마들이 가진 재능도 발굴이 되더라고요. 그런 활동을 10년동안 유지하고 있고 지금은 11기가 활동하는 중이에요.
커뮤니티 프로그램은 어떻게 운영하고 계신가요?
처음에는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의 워크샵 위주로 커뮤니티를 꾸렸어요. 근처에 학원이 부족하다보니 대관은 아이들 대상으로 하는 영어 수업이 많은 편이에요. 그 외 핸드프린팅이나 옷 만들기, 뜨개질, 독서모임, 타로 공부, 북바인딩 수업 등을 했어요. 저희가 해왔던 활동이 이익이 많이 남는 구조가 아니라서 기획을 할 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일’로 기준을 잡았어요. 그게 기획의 핵심이고요. 커뮤니티는 활동가가 속해 있는 곳이 주로 활성화되더라고요. 외부에서 선생님이 오시는 계기로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새로 오신 선생님과 연결되는 지점을 활동가가 지속해서 만들어질 수 있으니까요. 처음에 모르는 사람이 만나서 한 과정이 끝나도, 지속되는 모임을 만들 수 있어요. 그렇게 작게라도 지역 커뮤니티가 하나 만들어지니까 관계가 만들어져요. 그래서 활동가 한 명당 커뮤니티 하나는 반드시 하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하고 싶은 일”이 기준이라는 점이 인상깊어요. 지금 하고 계신 공간 기획은 무엇이 있나요?
활동가들이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이니까 학교 끝나고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봤어요. 공간이 중요한 게, 사람을 끌어당기더라고요. 공간을 만드니 “나 이런 재능이 있는데, 같이 해보고 싶다"라는 문의를 해주는 분이 생겼어요. 뜻이 맞고 괜찮은 강의면 열고 지속해오다가 은평구 평생학습관과 함께 거점센터처럼 지원을 받으면서 강의를 열었어요. 선생님들이 장소를 대관하셔서 자체적으로 수강생을 모으기도 하시고요.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의 인재를 기르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카페 공간, 도서관 공간을 구분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카페는 정말 아이들 데리고 와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고 도서관은 조용히 공부를 하거나, 프로그램을 듣거나 대관을 하기도 해요. 내용적 측면으로는 물푸레라는 이름 아래에 책푸레, 밥푸레, 손푸레, 등으로 기획을 하고 있어요.
책푸레, 밥푸레, 손푸레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손푸레 작업은 손으로 하는 일들이에요. 뜨개질, 수공예 등의 수업을 하고 작품을 팔기도 해요. 밥푸레는 지역 주민중에 음식을 잘 하는 분이 일주일에 한번씩 음식을 선보여서 지역주민에게 판매하는 일이에요. 밥푸레는 마을기업에서 사업적으로 풀어보기도 했어요. 책푸레는 도서관에서 하는 모든 사업이에요. 인문철학 강좌나 작가와의 만남, 캔들데이라는 기획 공연도 해요. 지역 안에서 재능 있는 분들이 활동할 수 있는 큰 테두리를 책푸레로 불러요.
어떤 의미에서 일자리 창출이네요.
그렇죠. 활동가 대부분 육아가 끝나가는 단계에 있는 어머니들인데, 재취업이 정말 힘들어요. 원래 가지고 있던 재능을 사회에서 다시 펼치기에는 풀이 좁아요. 그래서 이런 곳에서 자신이 가진 재능을 풀어내면서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면 너무나 좋아요. 뜨개 수업을 한다면 거기에서 기술을 배운 엄마가 강사 자격을 얻어서 다른 곳에서 업을 가질 수 있는 계기도 되고요. 지금은 평생학습관에서 지원사업을 받으면서 지속하고 있는데 만약 그런 것이 끊긴다면 이런 내용을 지속하기 힘들 거예요. 지역에 준비되어 있는 인재는 많아요.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직업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죠. 지금 물푸레는 이런 작업이 걸음마를 뗀 단계라고 생각해요. 워낙 분야도 내용도 다양해서 활동가들이 일을 나눠서 좀 더 전문적으로 하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전에는 가볍게 카페를 운영했다면 지금은 전문적으로 해보려고 다들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어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맨땅에 헤딩이에요. 본 직업이 되기까지는 어려운 지점이 있어요. 어떻게 이 숙제를 풀 수 있을까가 큰 고민이죠. 여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재밌게 지냈는데, 앞으로는 이런 과정을 직업적으로 전문성 있게 정착시키려고 해요.
활동가분들과 주민분들이 주체적으로 운영하고 계시는 곳이네요.
저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외부에서 선생님을 구하기도 하지만, 주로 지역주민들이 선생님이 돼요. 능력 있는 주민들이 재량을 펼칠 수 있도록 발굴하고 그걸 선보이면서 모임이 이어지면 지역 커뮤니티도 되니까요. 이웃 중에 ‘저런 분이 이런 일하시면 좋을텐데'라고 한다면, 한번 도전해볼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어요. 카페에서 제공하는 스콘도 동네에서 빵을 잘 만드는 분으로부터 납품받고 있어요. 물푸레에서 성장해서 독립해나간 선생님들도 계세요. 기타를 가르치시던 선생님은 근처 상가에 기타학원을 차리기도 했어요. 이런 방식으로 지역의 인재를 길러내는 공간이 돼요. 물푸레는 얼마든지 자기 재능을 가지고 와서 선보일 수 있는 곳이에요. 그래서 이런 공간은 계속 지원이 되어야 해요. 안타까운 게 있다면 자원이 모자란 거예요. 저희가 늘 자원이 넉넉해서 원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다 열면 좋을텐데 수강하는 인원이 모자라거나 자원이 부족하면 모임을 열 수 없어요. 그런 것들이 전부 되면 좋을텐데, 늘 아쉽죠.
마을기업으로 운영하고 계시는데, 마을기업 운영이 꽤 어렵다고 알고 있어요. 물푸레북카페는 어떤 상황인가요?
저희도 놀랐어요. 마을기업이 대부분 없어지더라고요. 사실 마을기업도 그냥 기업인데, 자꾸 지역이라는 한계가 생겨요. 활동가인 엄마들이 청년이라면 지원되는 사업이 좀 있는데, 지원받을 수 있는 연령이 지났기도 하고요. 카페 영업만으로는 운영을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해서 마을기업을 신청했어요. 2017년, 2018년에 마을기업으로 선정이 되어서 카페와 책방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부족한 시설도 갖췄어요. 그래도 운영이 쉽지는 않아요. 전반적으로 불황이기도 한데 근처에 롯데몰이 들어서고 고양 스타필드도 생겼어요.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오면 작은 가게에 미치는 영향이 무척 커요. 근처 상가에 규모가 작은 가게도 많이 문을 닫았어요. 물푸레북카페는 그나마 초기비용 지원을 받아서 버텼는데 정말 어려웠던 때는 활동가들이 돈을 모아서 인건비를 만들기도 했어요. 활동가가 6명이나 되는데, 카페 사업만으로 운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죠. 전에는 동네에서 차를 마실 곳이 여기밖에 없었는데 최근에는 카페가 굉장히 많이 생겼기도 하고요. 충성고객 몇을 제외하고는 판매로 수익을 만드는 곳은 아니에요. 그래도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있고 커뮤니티가 있어서 지속하고 있어요.
여기서 자란 아이들이나, 자녀분들은 요새 아이들과 다른가요?
똑같죠(웃음). 똑같지만 또래 아이들에 비해서 스트레스 지수는 덜해요. 여기서 자랐다고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이들이 보는 것이 달라요. 엄마가 일하는 곳을 알고 있고,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데, 단순히 돈을 버는 일이 아니라 가치를 실현한다는 걸 아이들이 보고 자라잖아요. 지금 당장 무언가 다르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자유분방하다고 해야 할까요. 다른 것이 있다면 아이들에게 봉사라는 활동이 자연스러워요. 지금은 성인이 된 아이 하나는 ‘언니랑 영어 놀이하자’,라는 프로그램을 3~4년 지속해서 봉사를 했어요. 고등학교 3학년인 아이 하나도 비슷한 것을 하고 있고요. 어린 아이들은 보드게임을 하면서 놀다가 친구나 자기보다 어린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기도 해요. 진관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다른 동네에 사는 친구를 데리고 오기도 하고요. 그런 구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동네 친구와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은 곳이에요. 그게 이 공간이 가진 힘이에요. 어쩌다 찾아온 손님들의 아이들도 또래 집단에 낄 수 있고, 손님으로 왔던 아이가 여기에서 무언가 배워서 다시 봉사를 하기도 해요. 눈에 보이는 결과를 시기별로 딱 내지는 않지만 지역사회에서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아이들에게는 학교나 학원 말고 친구를 만나는 또다른 공간이네요.
동네 분위기때문인지, 도심과는 멀어서 그런지 여기 아이들은 동네 친구로 잘 놀아요. 서울같지도 지방같지도 않은 독특한 분위기가 아이들에게도 있어요. 한번은 카페에서 방과 후에 아이들에게 간식을 주는 프로그램을 했어요. 학부모님들께 기본적인 비용을 받고 부모님이 없는 시간에 동네 아이들이 카페에 와서 간식을 먹고 집에 갈 수 있는 기획이었어요. 돌봄이라고 하기에는 단순한 일이긴 했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분들에게는 정말 필요한 일이었어요. 그것도 다들 서로 믿을 수 있는 엄마들이라 가능해요. 그런 일을 하다보니 아이들이 이곳에 눈치보고 들어오지 않아요. 운동하다가 더우면 그냥 물 먹으러 들르는 아이들도 있고요. 언제든 안전하게 올 수 있는 거죠. 그런 것이 다른 카페와의 차별성이에요. 이번에 열었던 벼룩시장에서는 판매자가 전부 초등학생이었어요. 서로 보드게임을 알려주고 벼룩시장도 진행하면서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체험을 경험했죠. 다른 카페와의 차별성이기도 하지만 다른 지역의 공동체와의 차별성인 것 같아요.
다방면에서 좋은 일을 정말 많이 하고 계신데, 세상에 널리 알려지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홍보 면에서 좀 취약한 상태예요. 외진 곳이라 같은 동네에 살아도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굉장히 세련된 분위기도 아니니까요. 최근에 생태공원 보행로가 조성되면서 주민들이 “여기에 카페가 있었네"라며 방문하세요. 그래서 일단은 임시로 현수막을 하나 설치했고요.
다른 기관들과 일을 많이 하고 계시고, 지역 안에서도 주민을 연결하는 곳이라는 인상이 들어요. 물푸레에서는 연결이라는 가치도 중요한 지점인 것 같아요.
은평구청 위탁기관이고, 은평구 작은도서관 협의회 회원 공간이기도 해요. 은평구는 환경단체, 시민단체가 다른 곳에 비해서 활발해서 뜻이 맞는 분들끼리 연결이 잘 되어 있어요. 두레 생협 회원들도 많고 평생학습관과도 함께 일하고 있고, 활동가 중에는 구산동 도서관 운영위원도 계세요. 그런 단체들과 협력하고 있어요. 카페에서 제공하고 있는 스콘이 동네 분께서 만든다고 말씀드렸는데, 마카롱은 유기농 재료를 사용해서 만드는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가져온 제품이에요. 디저트 말고도 두부도 팔고 있는데 <아빠맘 두부>라는, 아빠의 마음으로 첨가제를 넣지 않은 두부를 만드는 사회적협동조합에서 만드는 두부예요. 그런 가치들을 가지고 있는 제품을 대행해서 판매하는데 사실 마진이 거의 남지 않아요. 그럼에도 이런 것들을 지역에 가지고 오는 건 중요해요. 문화가 없는 곳에 문화를 가지고 오고,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사업하는 분들의 물건을 소개하면서 지역의 밑바탕이 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구립도서관은 사서의 월급이 나오는데 작은도서관은 모두 자원봉사로 운영돼요. 물푸레 북카페가 이런 귀중한 것을 지속하기 위한 장이 될 수 있는데 선순환 구조를 지속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있으면 좋겠어요.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곳들을 공식기관으로 채택해서 지원을 해주어야 가치와 함께 지속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으로 운영해서 이곳에서 주체들을 키워내는 토대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그런 시기를 지나서 ‘프로’가 되어야 하는 시점이에요. 앞으로도 많은 주체들과 연결해나가면서 지속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결과적으로는 스스로도 자립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하기 위해 내부적으로도 머리를 맞대야겠지만 다른 행정 주체들과도 합을 맞춰야죠.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어요.
여태 자원봉사로 지속해왔는데 그럼 지치잖아요. 마을기업 지원에도 인건비는 없고 시설투자가 대부분이라 활동가들에게 누적된 피로감이 있어서 걱정이 돼요. 지역 안에서 자체적으로 수익구조를 만들고 자립하는 게 가장 좋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 고민이 많아요. 이곳이 조금 더 활발해지면 좋겠어요.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많으니까요. 일요일은 운영하지 않으니 앞으로는 대관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꼭 하고싶은 말씀이 있다면?
북카페 공간에 가면 지금 그림 엽서전을 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물푸레는 나 혼자 마음껏 놀고 가도 되는 안전한 곳”이라고 표현한 것이 있어요. 그게 기억에 남아요. 또 이곳은 지역의 여성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에요. 육아라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거나, 완경을 맞은 분들도 오셔요. 일례로는 유방암 수술을 한 사람이 삶이 허망할 때 와서 뜨개질을 하면서 풀어내기도 해요. 그런 분들이 와서 위로를 받는 공간이기도 해요. 아이들이나 여성들이 설 자리를 만들 수 있고, 지역 안에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어요. 그런 부분의 가치에서 공공의 관심을 받으면 좋겠어요. 안전한 공동체에서 위로받고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는 저녁에 시니어를 위한 보드게임을 하려고 해요. 거기에서 또 시니어 보드게임 강사를 길러낼 수 있겠죠.
로컬공간기록 프로젝트 도시작가 시즌2, 김하나 작가
본 글은 서울시공동체공간 X NSPACE with 도시작가 프로젝트로 쓰였습니다.
물푸레북카페
서울 은평구 진관로4로 48-51, 742동 101호
http://cafe461.daum.net/_c21_/home?grpid=1PNow
02-356-9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