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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 KOO RN Oct 14. 2020

미국에 와서 생긴 취미

홈트레이닝 그리고 추천하는 유투브 채널

 서울에서 학교와 직장생활까지 내 20대 전부를 보낸 나에게 미국의 파고는 정말 작으면서도, 아무 것도 할 게 없는 도시처럼 느껴졌다. 미국의 다른 큰 도시에 있는 친구들이나 한국에 사는 친구들은 "거기서 뭐하고 놀아?" 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 2019년 홀로 이민 와서 지금까지 사실 난 나름 바쁘게, 지루할 틈 없이 지내고 있다. 한국에 살 때엔 거의 하지 않다가 미국에 와서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 있는 2가지를 꼽자면 단연 요리와 운동이다.   


 난 뭘 하든 싫증을 잘 내는 편이고 특히 운동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무엇 하나 꾸준하게 해 본적이 없다. 요가, 필라테스, PT 그리고 일반 헬스 등 여러가지 운동을 시도했지만 3개월 이상 꾸준히 유지했던 건 거의 없었다. 그렇다고 안 한 건 아니지만, 운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참 어려웠다. 헬스장은 등록하고 꾸준히 가기 어려웠고,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운동은 하다보면 매달 나가는 돈이 은근 부담되었다. 


2019년 6월 어느 날 / 집 근처 헬스장


 미국와서  처음에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gym 을 등록했다. 여긴 걸어서 갈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고, 한 달에 50-60불 정도. 다른 곳에 비해 가격이 비싼편이긴 했지만, 시설이 좋고 수영장 까지 있어서 다닐 만 했다. 운동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뭔가 동기부여도 되었다. 문제는 일하는 날에는 퇴근하고 가서 옷 갈아입고 운동하고 집에 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마음 먹고 한다면 물론 할 수는 있었겠지만 너무 피곤해서 쉬는 날만 가서 운동했다. 점점 쉬는 날 조차도 가기가 귀찮아지고 누가 그랬던가? 헬스장까지 가는 과정에 운동보다도 더 힘들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 유투브 영상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30min HIIT", "no jumping apartment friendly workout" 과 같은 검색어로 찾다보니 수 없이 많은 영상들이 나왔다. 처음엔 별다른 도구도 없었기 때문에 "no equipment, no jumping" 운동만 하다가 점점 욕심이 생겨서 10lbs(4.5kg) 덤벨 2개와 케틀벨 15lbs(6.8kg) 하나를 장만했다. 


 HIIT 는 High-intensity interval training 의 줄임말로 45초 운동 15초 휴식 과 같은 식으로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운동을 반복하여 단시간에 효과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난 대부분 30분 짜리 영상으로 운동을 하고, 시간 여유가 많거나 휴일에는 45분이나 1시간 짜리도 한다. 20-30분 HIIT 운동을 하는 것이 1시간 조깅 하는 것 보다 단시간에 더 효과도 있으면서 재미도 있다.


거실에서 요가매트만 있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



 

 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심심해서 였기도 하고 도저히 뭐라도 안하면 운동량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 같아서 였다. 한국에 살 때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며 지하철, 버스 오르 내리락 하는 덕분인지 하루에 직장만 왔다갔다 해도 기본 6천보는 걸었다. 미국 그것도 파고에 와서는 무조건 자가용으로 다니기에 하루에 1천보도 안 걸으며 생활할 수도 있는 환경이 되었다. 코로나 때문에 올해는 더욱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겨울이 길고 추운 노스다코타에서는 굳이 코로나가 아니어도 집 혹은 실내에 콕 박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주변 동료들을 보면 7층에 있는 우리 부서까지 일부러 매일 계단으로 걸어다니는 사람들도 꽤 있다. 


 난 직장이 차로 5분 거리라 출퇴근에 쓰는 시간을 꽤나 많이 절약할 수 있고, 특히나 요즘은 8시간 근무를 하고 있어서 퇴근하면 여유시간이 많다. 운동을 체중 감량의 목적 보다는 삶의 활력소 같은 느낌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사실 체중은 거의 변화가 없다. 먹는 것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먹고 싶은 것을 먹는 편이라, 내가 먹는 양에 비하면 그저 유지하는 것만도 감사하다. 눈에 띄는 변화는 크게 없지만 예전에는 잘 하지 못했던 푸쉬업도 이제는 어느 정도 균형을 유지하며 무릎을 닿지 않고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운동 유투버들을 보며 느끼는 것은 그들이 말하는 "low impact" 시리즈가 우리에겐 결코 저강도 운동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 여성들이 기본적인 신체 체력이 더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외국 운동 유투버들을 따라하다보면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다. 저강도 라는 말이 붙은 영상들만 보고 따라했는데도 땀이 한 바가지 쏟아졌다. 처음에는 비교적 쉬운 운동을 소개하는 유투버 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어느 정도 강도가 있는 운동을 따라하고 있다. 아래에 소개하는 두 유투버는 운동 초반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챙겨보고 있는 채널로, 집에서 운동을 시작하고 싶은 모든 이들한테 추천한다!







- MadFit : 원래 댄서 출신이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간혹 발레핏이나 요가에 가까운 운동들도 많이 소개한다. 최신 음악에 맞춰서 운동하는 영상들도 있어 정말 시간이 없을 때 재미있게 한 곡에 맞춰 운동할 수 있다. 소개하는 대부분 운동들이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편이다. 

https://youtu.be/Zt2sAn9-3WM


https://youtu.be/StFHLxLrFzU





- Heather Robertson : 요즘 들어 열심히 챙겨보는 유투버, 초보자가 하기에는 다소 힘든 영상들이 많지만 운동 영상마다 준비동작(warm-up) 과 마무리동작(cool-down)을 함께 소개해줘서 영상 하나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어느 정도 기초 체력이 다져진 후에 따라하기 좋은 채널


https://youtu.be/-h6t_ZFvD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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