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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조 Jan 10. 2019

12. 듣는 연습을 해라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대게 사람들은 듣는 것보다는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한다.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근래에 자신에게 일어난 일상의 이야기, 최근의 관심사, 정치, 스포츠, 경제, 티브이 프로그램, 영화 등 자신이 관심 있어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게 된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나의 이야기와 관심사를 이야기할 때에는 신나게 떠들지만 상대방이 이야기할 때에는 나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다른 세계에 빠져가는 나를 보고는 있다. 


 그러고 보면 누군가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임을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실제로 대화법에 대한 책들을 읽어봐도 좋은 대화법이란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고 거기에 따른 적절한 반응이라고 말하는 걸 볼 수 있다. 이렇듯 좋은 대화법은 곧 잘 듣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것만 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듣는 것보다는 자신의 말을 뱉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심해진다. 


 특히 많은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살아온 삶의 경험을 통해 세상을 향한 시선을 더 넓게 하기보다는 자신의 경험 속에만 갇혀 세상을 바라보려 한다. 그래서 마치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여기고 그것으로 세상을 이해하려 하거나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흔히 꼰대라고 부르는 것은 이런 모습에 대한 사람들의 반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도 이런 사람들의 생각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기억해야 하는 건 앞서 말했듯 대부분의 사람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은 자신은 꼰대가 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나 자신도 여기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다는 말과 같다. 


 그러니 스스로 꼰대가 되기 싫거든 30대부터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듣는 연습을 해야 한다.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그냥 들어준다는 말을 넘어서 상대방을 향한 관심과 존중의 표현이다. 그 누가 되었든 이런 삶의 자세를 갖추고 상대방을 대한다면 당신은 어디서든지 좋은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마도 누군가를 떠올릴 때 생각나는 이미지가 그 사람에 대한 다른 자잘한 것들을 상쇄시키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흔히 이를 초두효과(Primacy Effect)라고 한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솔로몬 애쉬는 한 실험에서 사람들에게 A와 B라는 두 사람에 대해 설명해줬다. A는 똑똑하고 근면하며 충동적이고 비판적이며 고집스럽고 질투심이 많은 사람이다. 반면 B는 질투심이 많고 고집스러우며 비판적이고 충동적이며 근면하고 똑똑하다. 

 심리학자인 애쉬가 두 사람 중에 어느 사람에게 더 호감이 가는가?를 물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A에게 호감을 보냈다. A와 B를 묘사하는 단어가 단지 순서만 바뀌었을 뿐인데 말이다. 이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에게 각인된 이미지의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 실제로 한 번 각인된 부정적인 이미지를 다시 바꾸는데 200배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니 나의 이미지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알 수 있다.   


 이렇듯 사람들은 자신들이 머릿속에 각인된 이미지로 사람을 판단하고 바라본다. 

 마치 누군가에게 꼰대라는 이미지가 덧입혀지는 순간 꼰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좋은 이미지를 위해선, 꼰대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말하는 사람은 실수할 수 있어도 듣는 사람은 결코 실수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갑자기 되는 일이 아니다. 우린 듣기보다 떠드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듣는 것은 연습해야지만 장착될 수 있는 무기이다. 하지만 이 무기를 가진다면 당신은 어디서든 좋은 이미지와 평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 꼰대가 되기 싫은가? 그렇다면 30대부터 듣는 연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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