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조 Jan 11. 2019

16. 취미를 가져라

 요즘엔 다들 훌쩍훌쩍 떠나는 것이 대세인 듯하다.

  SNS를 봐도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해외에서 멋진 풍경을 만끽하며 세월 좋게 힐링을 즐기는 것만 같다. 그래서 언젠가 나도 처음으로 큰 맘먹고 휴가를 내어 일본으로 훌쩍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비록 멀리 가진 못했지만 그래도 비행기를 타고 한국 땅을 떠난 다는 것 자체로도 이미 가슴 설레는 일 아닌가? 비행기와 함께 나의 그동안의 모든 스트레스와 걱정도 다 날아가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짧은 일정이 끝나고 비행기가 다시 인천공항에 안착하는 순간 잠시 날아갔던 근심과 스트레스도 같이 안착해버렸다. 결국 여행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새로운 일상을 시작할 거라 기대했던 나에게 찾아온 현실은 다음날부터 다시 시작될 출근이라는 일상이었다.

 누가 여행이 일상을 치유한다 했던가? 오히려 내가 느낀 감정은 다시 돌아갈 내일에 대한 막막함과 허무함이었다. 어제까지 눈앞에 펼쳐졌던 일본의 감성적인 산과 하늘은 한순간에 사라지고 어느새 내 눈앞에는 서울의 탁한 하늘과 도로를 매운 차들이 가득할 뿐이었다. 동시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행이 결코 인생의 해결책이 아니구나. 오히려 건강한 인생을 위해서는 매일의 일상을 잘 사는 것이 중요하구나.’     

 

 결국 여행도 건강한 일상을 살기 위해 필요할 뿐이다.

 건강한 일상을 위해서 여행이 있어야지 여행을 위해서 일상이 있으면 안 된다. 그건 무엇인가 대단히 순서가 잘못되었다. 만약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수단으로 여행을 떠나는 순간 삶의 균형은 무너져버릴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우린 찰나에 지나지 않는 여행 때문에 인생의 대부분인 일상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건강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매일매일의 일상을 잘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나는 건강한 일상을 살아가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가 나만의 취미를 가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취미는 분명 우리의 일상을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물론 일을 통해 동기부여를 받을 수도 있지만 일은 결국 일이다. 일은 우리를 달려가게 할 수는 있지만 충전시켜주지는 않는다. 결국 일상을 잘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일 반복되는 삶 속에서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을 잘 갖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은 취미가 될 수 없다.

 취미는 일상과 맞닿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상은 삶 속에서 반복되는 패턴이다. 그래서 매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비슷한 시간에 출근을 하고, 비슷한 시간에 밥을 먹는 듯 취미 또한 이런 일상에 깃들어 있어야만 한다. 더불어 취미는 하기 싫은 운동을 억지로 참으면서 하는 것과도 다르다. 취미는 그것이 내가 좋아하고 몰입하며 어떤 스트레스나 걱정을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 즐거움을 위해 다른 것들을 거뜬히 포기할 수 있게 되는 것. 이것이 취미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있어 취미는 축구다.

 나는 매주 한 번 반복되는 일상에서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다. 사람들과 함께 뛰면서 소리를 지르고 공을 차며 그 순간만큼은 다른 모든 것들을 잊어버린다. 그리고 그 시간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기꺼이 포기한다. 내가 그렇게 축구를 꾸준히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언젠가 나에게 공황장애가 찾아온 적이 있었다. 티브이에서 연예인들만 걸리는 줄 알았던 게 나에게 찾아왔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황당함과 함께 자존심이 상했다.


‘내가 공황장애라고?’     


 왜냐하면 그동안은 그래도 나름 긍정적이고 밝게 인생을 건강하게 살아오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일상 속에서 나의 마음은 알게 모르게 조금씩 생채기가 나고 있었다. 그리고 난 그전까진 띄엄띄엄 나가던 축구를 그때부터 열심히 나가기 시작했다. 딱히 운동을 통해 공황장애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그냥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뛰면서 모든 것을 다 잊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공황장애라는 것도. 그리고 그렇게 나는 생각보다 빨리 마음의 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 이후 축구는 나의 일상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삶이 요소이자 취미가 되었다.

 나는 그 시간을 통해 삶의 활력을 얻는다. 취미는 얼마든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누군가에겐 영화 감상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유튜브 감상이 될 수도 있으며 누군가에겐 운동이 낮잠 등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순간 모든 것을 다 잊고 나만의 활력을 충전할 수 있는 일상의 취미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30대가 되면 이제 정신적으로 조금씩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이때부터 일상에서 자신의 삶을 잘 살아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습관이 되고 내 반복되는 일상의 중요한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린 남은 일생을 더욱 건강하게 잘 버틸 수 있는 맷집을 키워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30대라면 취미를 가져라 당신의 일상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15. 일주일에 두 번은 운동을 해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