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운동 31일 차이며 하체운동 위주로 운동하는 날입니다. 스트레칭을 한 후 자전거를 타 몸에 열을 올린 후 하체운동을 했습니다. 주로 맨손 스쾃, 힙 어브덕션(hip abduction)을 했습니다. 하체운동을 할 때 요즘 제가 가장 즐겨하는 운동입니다. 특히 맨손 스쾃을 쉬지 않고 1회에 100번 할 때 그 순간은 힘들지만, 100번을 힘겹게 다할 때 성취하는 기쁨이 있습니다. 이 기쁨이 소소하지만, 소중합니다.
운동하며 ‘너를(당신을) 위한 거다’라는 말을 생각했습니다. 상담하다 보면 이런 취지의 말로 몇 년간 몇 억 원의 피해를 보기도 합니다. 외부의 시각에서 봤을 때는 사기로 보이지만, 본인들은 큰 피해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이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행태는 가까운 사이에서도 보입니다. 실제로는 자신을 위한 것이면서 너를 위한다고 말하며 시키고 부탁하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도 있습니다. 이때 피해자가 이를 인식할 수도 있고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결국 이를 시키는 자 또는 부탁하는 자의 이익을 위해 한 것임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는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습니다. 설령 그 가해자에게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피해자 본인이 바뀌지 않은 이상 다른 가해자가 같은 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한 가해자(A)에게 벗어나게 도와준 사람(B)이 또 다른 가해자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더 문제는 그 가해자가 가족일 경우입니다. 가족이라면 그곳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피해자는 죄책감이나 수치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거리를 둬도 ‘가족’이라는 굴레가 완전히 벗겨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이미 가스라이팅을 받아서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가해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하는 줄 모르거나, 알아도 죄책감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모든 것은 피해자 탓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그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 상황과 자신을 타자와 해서 객관적으로 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이렇게 말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 잘못이 아니야.’
피해자 잘못이 아닙니다. 그러니 다시 한번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요.
이런 생각을 하며 오늘의 하체 위주 운동을 마칩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과 환경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힘이 상상력이다…. 중략…. 만일 상상력이 없다면 우리는 자기 자신의 본성조차도, 환경이 실제로 그것을 실험하고 호출하는 것을 넘어서는 이상으로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본성에 대해서도, 그들의 밖으로 드러난 행위의 관찰에 대한 일반화를 넘어서는 정도로까지는 알지 못할 것이다. 이상 존 스튜어트 밀, 박상혁 옮김, 『존 스튜어트 밀의 윤리학 논고』, 아카넷, 2021, 48~49쪽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