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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계탕 Sep 09. 2024

나는 왜 텔레그램 CEO처럼 살지 못할까

인생이 놀이터 같은 사람들 특징

최근 한국에 미친 범죄자들을 대거 양성한다고

소문난(?) 텔레그램,

그 CEO를 찾아보며 현타가 왔다.

(아 물론, 애초에 플랫폼 잘못은 아니고 대가리로 범죄물을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인간들이 문제지만 마약 유통부터 해서... 익명성 익명성 고집피우는 플랫폼도 문제는 문제다 아무튼)


파벨 두로프

1984년생 (39세)

불과 나랑 9살 차이

국적은 무슨 러시아, 프랑스, 아랍에미레이트 포함 4개국적


천재 주인공답게 비슷한 천재 형 데리고

페이스북 보고 영감 받아서

러시아판 SNS(프콘탁테) 만들어 단기간에 대박 터트리고 유니콘 기업 등극


이쯤에서 주인공에게 당연히 닥쳐줘야 하는 시련 찾아옴


러시아 정부가

“프콘탁테에 반정부 인간들 SNS 계정 삭제 좀 해라“ 했지만

날고 기는 두로프 “뭐래” 한 번 날려주고

공문 폭로 후 CEO 관두고 독일로 망명. (역시나 범상치 않음)

푸틴 형 개빡침


독일 망명 후 우울감에 찌든 두로프는 떡락한 백수 인생으로 거리를 전전하였습니다....


라고 할뻔 했으나 절대 아니지.


그동안 만지작 만지작 했던 텔레그램 짜-잔 내놓고

서비스 시작.

사탕수수 파는 나라

세인트키츠 네비스에 기부 좀 하고 시민권 취득.

(이 나라는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섬, 미니국가인데

면적이 경기도 고양시 수준.

아래는 이 나라의 연명 방식이 웃겨서 퍼왔습니다.

나도 한 번쯤... 이 나라 시민권을 얻으려 고민해보고 싶기도 하고.. 당장은 그럴 필요가 없어서 웃프기도 하고... 씁쓸하네요)


[번외 : 세인트키츠 네비스를 아십니까? 안다면 당신은 부자^^]

다른 카리브해 혹은 중남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투자이민이라는 이름으로 나라에서 국적 장사를 한다. 이민을 장려하는 정도가 아니라 국적 장사를 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의무체류는 물론이고 입국할 필요조차 없이 그냥 3억원 정도의 돈만 내면 국적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영국, 유럽을 비롯한 130여개국의 국가와 무비자협정을 맺은 터라 이 나라의 국적만 가지고 다른 나라에 살면 되기 때문에 돈만 많으면 생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40만불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25만불 이상을 이 나라의 사탕수수 산업에 기부해야 한다. 현재는 1인당 GDP가 18,000달러 선으로 카리브 해 소국들 중에서 가장 높다.


딱히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비전이랄 것도 보이지 않는 작은 섬나라의 국적을 도대체 왜 구매하는가 하면 그 목적은 다름아닌 탈세다. 세인트키츠 네비스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조세 피난처로 전세계에서 부유층들이 국적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는 나라들 중 한 곳이다. 때문에 부패를 척결하고 탈세를 적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상 국가들과 사이가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텔레그램의 개발자 파벨 두로프의 경우처럼 정치적 망명을 위해 국적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 번외 끝 -


다시 두로프 형 이야기로 넘어와서

2017년부터 두바이에 화려하게 정착하고

텔레그램 본사도 두바이로 옮김. (익명성 익명성 노래부르는 두로프 형, 본사 공개도 안 함)

2021년엔 프랑스 국적까지 취득

이번 딥페이크 사태로 프랑스에서 체포되었으나 보석금 엄청 내고 풀려남.


딥페이크 사태로 이미지 똥통에 박힌 한국이 불쌍했는지 성범죄물 사과 후 조치. 러시아 정부랑 맞설 때랑은 조금 다른 그의 태도. 아무튼.


현타온 이유?


이 사람은 뭐 이렇게... 세계를 친구로.. 인생을 놀이터로 삼고 사는 것 같냐... 라는 게 내 느낀점


누군가는 당장

오늘 내일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벅차고

언어의 장벽이 높고

옆에 있는 사람이 벅차고

뭘 해야할지 모르겠고

왜 이렇게 실행이 어려운지

왜 이렇게 미루는지

다른 차원, 다른 시선의 삶이

왜 그렇게도 어려운지

바로 발밑에 떨어진 문제만 보고 사는 것도 벅찬데


이 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인생을 놀이터처럼

퐁-당 퐁-당

하고싶은대로 만들고

가고싶은대로 가고

누가 뭐라하든 가치관에 위배되면 ‘엿 먹어라’ 날려주고

‘내가 진짜 잘못했네’ 마음이 동하면 고개 숙이고 (물론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닐수도 있습니다만)


뭐 이렇게 ‘솔직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그러다 보니 고집을 너무 피워서 범죄 묵인 CEO라는 이미지까지 탑재했지만

이마저도 그에게 큰 타격이 있을까.. ㅋㅋ

이미지가 어디로 튀든 눈치도 안 보고 살 것 같은데...


그의 시선이 참... 궁금하다.


그 많은 책을 읽어도

그 많은 강의를 들어도

지금의 내 눈높이는 기껏해야

텔레그램을 우러러 보는 한국의 어느 작은 회사에

‘어떻게 연봉 높여 들어가 볼까?’ 하는 고민뿐.


세계를 앞에 두고 나만의 텔레그램을 내놓을 생각은 해볼 수가 없는 건지, 해서는 안 되는 건지.


(범죄 조직을 만들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이번 사태에 두로프 기사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나밖에 없는듯 했다 .. ㅋㅋ


그래서 결론은 결국 유전자인가?

어릴 적 교육의 영향으로

부모의 영향으로

한 인간의 무대 크기는 그렇게

정해져 버리는 것일까?


나는 왜 텔레그램 CEO처럼 살지 못할까?


아니 그보다

애초에 그렇게 살지 못할 거면

왜 이런 넘사벽 형한테까지

‘나는 웨않뒈’ 시전하는

몹쓸 야망, 열등감을 가지고 태어난 걸까.


이쯤되니

두로프 형의 앞날보다

일개 한국인 A씨의 앞날이 더 궁금해진다.


추가

두로프 형과 다르게 읽어주시는 분들의 눈치를 살피는 저는 이 글이 두로프를 옹호하는 글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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