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틔우머 Apr 12. 2024

그런 나 마저도 사랑해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비교적 쉬웠다. 

그 사람의 아픔, 어둠마저도 껴안고 싶었으니까. 

그 사람 안의 가시 돋친 상처가 나를 여러 번 아프게 해도 그마저도 사랑했다. 


사랑할 때는 몰랐다. 

내 마음이 으스러져 있는지도. 

뒤늦게 너덜거리며 찢어진 마음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나 아팠구나.


그제야 사랑을 나에게 보낸다.

나에겐 정작 말하기 어려웠던 그 말, 

'마저도 사랑한다'는 그 말을 이젠 스스로 되뇐다.


나의 우울 마저도, 불안 마저도, 

상처 마저도, 회피 마저도, 

부족함 마저도, 쓸모없음 마저도, 

사랑받으려고 애쓰는 모습 마저도,

약점과 모순덩어리인 나 마저도 


모두 사랑해. 

그런 나마저도 사랑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