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것들
어느 연애 프로그램에서 한 어머님이 말씀하셨다.
"제가 암에 걸렸어요. 슬펐던 게, 내가 평생 애들한테 올인하고 이렇게 자부심 가지고 살았는데, 애들한테 상처를 준 거야."
예상치 못한 답변이었다. 암인지도 모른 채 평생 자식들만 바라봤던 자신이 슬펐다고, 나를 잃어버려서 슬펐다고 말씀하실 줄 알았다. 그런데 내 아픔보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이 슬프다니.
이건 사랑이다. 그것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사랑이다. 사랑이 아니면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
사랑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나를 버리게 하고, 희생하게 하고, 아무리 상처받게 해도, 사랑 하나로 다 용서되는 걸까.
상대가 기쁘고 행복하다면 무얼 해도 다 괜찮은 걸까.
지독하게 밉다가도 그 사람의 말 한마디로 미움이 사라지는 걸까.
여러 번 포기해도 돌고 돌아 다시 그 사람을 향해 가는 걸까.
내가 아픈 건 상관없어도 당신이 아프면 견딜 수 없는 걸까.
얼굴만 봐도 왜 눈물이 나는 걸까.
왜 자꾸 두려워질까, 불안해질까, 무서워질까.
사랑이 아니면 결코 설명할 수 없는 마음들이 많다. 사랑 앞에선 마음이 늘 머리보다 앞서가니까. 비이성적이고, 불확실하고,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사랑은 언제나 우리 곁에 존재한다. 때론 나를 힘들게 하고 지치게 할지라도, 한 노래 제목처럼, 결국 그럼에도 사랑은 그 모든 것을 이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