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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원 Mar 05. 2024

우연히 발견한 6년 전 대학 과제

문득 과거의 내가 더 똑똑했음을 발견했을 때

대학교 1학년 시절 제출했던 책 ‘59초’에 대한 독후감 과제를 우연히 아이클라우드에서 발견했는데, 이게 웬걸..! 과거의 나.. 굉장했다..! (지금은 대체 왜 이런..)


오늘 이 글을 봤을 때처럼,

가끔가다 과거의 내가 아주 야무지고 똑 부러져 보인 적이 작년-올해 들어 참 많이 느껴진다.

글쓰기 실력부터, 심층적으로 파고들 줄 아는 사고력, 무엇이든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분별력까지.

과거의 나, 부러워 죽겠다 ㅋㅋㅋ..


요샌 뭐 불안해서 이것저것 벌려두기만 하고, 제대로 된 성과를 내거나 뿌듯할 만한 노력을 기울이질 않는 것 같아 내 자신이 답답할 때가 참 많다.

하지만! 해야 한다 될 때까지!

오늘부터 예전처럼 깊게 사고하고, 표현하고, 정리하려고 노력해 봐야겠다.



   대학교 1학년 시절 과제로 낸 독후감 전문


‘ 59초 안에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 이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일까?’

이 책에 의하면 이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 될 수 있다. 어찌 보면 괴상할 수도, 말도 안 되는 억지일 수도, 너무 독창적이어서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이 보이기도 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이용해 단 ‘59초’만에 자신이 원하는 삶의 화살표를 그려낼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잘 나가는 경영 컨설턴트 회사의 임원으로 일하고 있는 ‘소피’에게 행복하게 사는 법에 관한 조언을 해주던 중 자신의 말을 끊고 ‘1분’ 안에 빠르게 실천 가능한 효과적인 조언을 해달라는 친구의 말에 깊은 영감을 받아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소피’와 같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생활에 치여 자기 자신을 돌아보거나 새로운 변화를 꾀할 노력을 기울일 새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 계발서나 처세서에 기대어 매우 간편한 방식으로 인생의 많은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얻거나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가고자 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러한 책들에 제시된 일부 기법들이 정말 100% 검증되고 확실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하여 행복해지는 법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연구했고, 삶을 행복하게 바꿔줄 변화의 요점을 알려주고자 ‘59초’라는 우리 앞에 내놓았다.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입이 전부라 여겼고 대학생이 되어 행복한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던 수험생이었기에 이 책에 제시된 여러 가지 변화의 요점들 중 ‘목표를 달성한 모습이 아니라, 노력하는 모습을 상상하라’라는 말이 내게 가장 인상 깊게 다가왔다.


10대 시절에는 어른들의 삶이 궁금하기도 하고 ‘어른’이라는 말이 막연하게 자유로움으로만 다가왔었다. 힘들 때마다 매일같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 내가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고, 원하는 직업을 가지는 것, 즉 목표를 달성한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힘을 얻곤 했다.


근데 가끔은 이런 상상이 정작 나의 본업에는 충실하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낙관주의에 사로잡히게 하는 문제로 이어져 나태한 태도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나의 경험을 비추어 보면, 목표를 달성한 모습이 아니라, 노력하는 모습을 상상하라’라는 말은 힘들고 지칠 때마다 단순히 장밋빛 미래를 꿈꾸기보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스스로에 대해 엄격한 태도가 꿈을 이루는 데 훨씬 중요한 것이었음을 말해준다.


이처럼 ‘59초’에 담겨 있는 여러 가지 변화의 비법들은 독자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만큼 충분히 매력적인 것들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비법들이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인 것은 확실하지만, 그것들을 제시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소재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글이 전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는 주장에 대한 근거로 사회과학적 실험들만 계속해서 나열되는 방식으로 글이 전개되어 독자들이 저자의 주장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100% 그의 의견에 공감하고 그것들을 실천하기에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실험을 통한 통계자료나 수치만으로 1차원적이고 이성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전개 방식은 저자가 행복을 향한 인간의 원천적 욕망과 더 나은 삶을 위한 열성적 욕구에서 나온 ‘변화’의 근본적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그가 ‘변화’에 대해 정말 깊이 있게 연구하고 그 근본을 파고들고자 했다면 변화를 향한 과학적, 통계적, 수치적 접근과 같은 지나치게 이성적인 접근에서 그치지 않고 좀 더 깊게 들어가서 철학적이고 감정적인 측면에서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하는 전개 방식을 보여줬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저자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성향과 특성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겨우 한 두 가지의 실험만으로 모두가 그럴 것이라고 일반화 시킴과 동시에 그 실험에 근거하여 자신이 주장하는 대로 단 ‘59초’만 투자하면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독자에게 있어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이자 논리 비약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부분으로 소재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 중 하나이다.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이끌어 내고자 하는 ‘신속한 변화’는 일반적으로 우리 모두가 원하는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을 말하는 것이다. 결국 ‘59초’에서 추구하는 ‘변화’또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행복해지기 위한 인간의 몸부림인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직장 업무에 치여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고려했을 때 빠르고 간편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얕은 깊이의 ‘변화’는 어쩌면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일 수 있다. 현대인들의 바쁜 삶을 감안하면 근본적이고 영구적인 완벽한 변화를 이루어 내기에는 시간, 장소, 돈 등 모든 요인들이 충족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실은 이 책과 같이 빠른 시간 내에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자기 계발서의 등장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곧 현대인들에게 나타나는 변화가 단편적이고 일시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만일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변화가 단편적인 수준의 것이 아닌 그 이상의 고차원적인 것이라면 우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 쏟는 그 이상의 노력과 의지를 투자하여 그 변화를 추구할 가치가 있다. 그러므로 나는 우리 사회에게 아무리 바빠도 쉽고 간편한 변화의 지름길만을 찾으려고 하기보다 근원적 행복을 향한 끊임없는 몸부림을 통해 근본적이고 영구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어 궁극적으로는 진정한 변화의 의미를 깨닫고 몸소 경험해 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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