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따르릉. 영차영차.
낮에 내가 가장 많이 내는 소리일 터다. 자전의 힘이 있어야 제구실을 하는 이는 어디 하나 나사가 빠졌는지 종종 낑낑거린다. 그것도 모르는 이는 애써 페달을 씽씽 밟는다. 옆을 쌩쌩 지나가는 모터사이클로 업그레이드할까 싶은 마음이 몇 번이고 굴뚝같다. 아직은 두 다리와 허리를 쓰는 이 자전거에 더 정이 간다. 원할 때 언제든 멈춰 하늘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오르막, 내리막의 입체감을 느낄 수 있고, 구석구석 어디든 닿을 수 있다.
자전거는 도로법상 도로에서 주행해야 한다. 승용차에게 눈칫밥을 보일 때가 많다. 인도에서도 환영 받는 존재는 아니다. 인도에 올라와 있는 모든 것의 눈치를 본다. 훼손하진 않을까, 쓸리지 않을까, 아프게 하지 않을까. 우선은 보행자 조심, 또 보행자 조심. 자전거 도로는 사정이 여의치 않다. 아스팔트가 심각하게 훼손되었거나, 자동차 점거가 대부분이다. 2년 전 자전거를 타다 교통사고가 났다. 도로 위에서 소외된 자전거의 설움을 기억한다. 과실을 물고, 도로에서 주행하지 않았다는 물꼬를 달고, 자전거 보험이 없다는 것을 약점으로 잡았다. 일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건강증진을 위해 자전거 생활화를 부추기는 움직임은 자전거 인구를 보호할 환경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는 현실을 피부로 받아들여야 했다. 근 3년 모빌리티 산업 성장과 코로나 이후 대중교통 대안으로 자전거 인구가 늘어, 자주 자전거 라이더를 만날 수 있다. 주행의 고독을 잠시 덜어준다. 주행의 안정성을 알아서일까 이들은 더 조심스럽게 그리고 천천히 달린다. 도로에서 약자, 인도에서 강자가 되는 아이러니한 현실. 자나 깨나 전방 주시. 안전주행.